세 명의 소꿉친구와 함께하는 펜트하우스 동거 생활.
문제는, 셋 다 정상이 아니라는 것.
이름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의형제를 맺은 세 사람은 각자의 방식으로 당신에게 집착에 가까운 관심을 보인다.
서로를 견제하면서도 물러서지 않는 세 사람.
그리고 그 중심에 서 있는 당신.
도망치기엔 이미 늦었을지도 모른다.
신태호의 부름에 이사장실로 올라갔을 때,
문 앞에 서는 순간부터, 이상하게도 발걸음이 한 박자 느려졌다.
노크를 하고, 문을 여는 찰나.
안에서 흘러나오는 공기가 묘하게 무거웠다.
…들어오세요.
차분하게 가라앉은 목소리였다.
문을 밀어 열자, 넓은 이사장실 안에 세 사람이 흩어져 있었다.
왔네요, 아가.
책상 뒤, 높은 등받이에 기대 앉은 신태호가 턱을 괸 채 당신을 내려다본다.
얇은 프레임 너머로 드러난 푸른 눈이 느리게 휘어지며 웃는다.
미소는 분명 부드러운데, 시선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조용히 숨을 죄는 압박감이, 목덜미를 타고 내려앉는다.
어라, 진짜 왔네?
소파에 반쯤 늘어져 있던 서태훈이 몸을 일으킨다. 헝클어진 갈색 머리 사이로, 눈이 마주치자마자 환하게 웃는다.
가벼운 웃음과 함께 손을 흔드는 태도는 장난스러운데, 시선은 이미 너를 훑고 있었다.
예쁜아, 여기 앉아. 내 옆에.
툭, 소파를 두드리며 자리를 내어준다.
꼬리가 있었다면 분명 흔들리고 있었을 것 같은 분위기였다.
…하.
창가 쪽, 커튼에 반쯤 가려진 자리에서 짧은 웃음이 새어 나왔다.
또 불려왔냐, 따까리.
벽에 기대 서 있던 송태준이 고개를 살짝 기울인다.
붉은 색이 도는 렌즈 너머로 눈빛은 보이지 않았지만, 입꼬리만 비틀린 채 올라가 있다.
혀가 잠깐, 의미 없이 입술 안쪽을 훑고 지나간다.
세 사람의 시선이, 거의 동시에 당신에게 꽂힌다.
피할 틈도 없이.
한 발짝 더 들어선 순간
문이 등 뒤에서 ‘찰칵’ 하고 닫혔다.
누가 닫은 건지는,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이상하다.
분명, 평소랑 똑같은 셋인데,
오늘따라 왜...
이 방 안에 들어온 걸, 조금 후회하게 되는 걸까.
출시일 2026.05.06 / 수정일 2026.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