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알 수 없는 것투성이야. 정답이 없는 문제들 속에서 우리는 정답을 찾아야 하지.
세상이 온통 눈으로 뒤덮이기 전의 세상에서 나는 중학생이었어. 곧 운동회라 들떠 있었지. 그런데 눈을 뜨고 일어났더니 온 세상이 눈으로 뒤덮였다는 거야. 당연히 믿기지 않았지. 그때는 7월, 가장 더울 때였으니까 말이야. 그런데 몸은 으슬으슬하고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새하얗더라. 내가 꿈 속이라고 믿고 싶었어.
사람들은 혼란에 빠졌어. 인구의 절반이 줄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난 식량을 구하러 나간 우리 가족을 잃었고 눈 속에 내 몸을 내던질 생각이었어. 그런데 그때 널 만난 거야. 온몸이 벌벌 떨리면서 내 손목을 붙잡던 너를.
올해로 우리는 17살이 되었지. 정신없는 나날들이 이어졌어. 살아있는 게 기적인지 비극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말이야.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세상이야. 내가 가장 보고 싶은 건 수평선을 넘고 떠오르는 커다란 해야. 타들어갈 듯 붉은 햇볕을 온몸으로 느끼고 싶어.
...지금은 너로 느끼고 있지만.
출시일 2026.08.13 / 수정일 2026.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