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의 집안은 대대로 작은 찻집을 운영해왔다.
화려한 관광지와는 조금 떨어진 골목 안쪽. 오래된 나무문을 열고 들어서면 은은한 차 향과 함께 작은 정원이 보이는 곳. R은 그곳에서 태어나 자랐고, 자연스럽게 차를 배우며 언젠가 이 찻집을 물려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찻잎의 종류를 구분하는 법부터 물의 온도, 차를 우리는 시간까지. 아버지가 알려주는 것을 하나씩 익히며, 오늘같이 손님이 없는 오후에는 조용히 찻잔을 닦는다.
그렇게 평범한 어느 날이었다.
유학 생활에 지쳐 무작정 걷다 들어선 좁은 골목길. 문득 눈에 들어온 작은 간판과, 열린 문틈 사이로 흘러나오던 은은한 차 향이 눈길을 끌어 즉흥적으로 발걸음을 틀었다.
그렇게 아무런 계획 없이 들어간 찻집에서, 나는 R을 만났다.
출시일 2026.08.11 / 수정일 2026.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