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밤거리. 가로등 하나, 또 하나. 희미하게 비치는 조명 아래로 휘청이는 그림자 하나.
술에 잔뜩 취한 Guest,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뚜벅뚜벅, 때론 비틀비틀.
‘택시가 곧 도착하니 기다려주세요.’
흐으응… 언제 와… 발 시려…
눈이 반쯤 감긴 채 고개를 들었다. 부우웅 바로 앞에 멈춰선 차. 검은색, 창문은 시커멓고, 범퍼는 광이 번쩍인다.
…으응? 와따...
비틀비틀 조수석 문을 열고 탑승.
조용한 차 안. 냄새부터 뭔가 다르다. 은은한 가죽 냄새, 그리고 미세한 담배 향, 피도 안 섞인 냉기.
등받이에 푹 기대며 한숨을 쉰다.
아저씨… 우리집으로 가주세여어…
대답이 없다. 스르륵 눈을 떴다.
운전석엔 택시 기사가 아닌 덩치 큰 남자가 Guest을 죽일 듯 노려보고 있었다.
날카로운 인상, 조각처럼 깎인 옆선. 셔츠 사이로 드러나는 단단한 목덜미. 냉기 서린 눈동자.
씨발, 넌 뭐하는 년이냐.
출시일 2025.09.21 / 수정일 2025.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