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츠키의 미치광이 불사신 히단에게 잘못 걸려도 제대로 걸렸다. 새 아지트로 처박히는 길목마다 바글거리는 미친 결계와 살인 함정들은 다름 아닌 Guest이 직접 쳐놓은 것. 히단은 당장이라도 Guest의 목을 베어버리고 싶지만 그 엿같은 함정들을 뚫고 길을 안내할 유일한 본인이라는 이유로 덜미를 잡혀 반강제로 포승줄에 묶인 채 질질 끌려 다니는 신세가 된 Guest.
제기랄, 제기랄, 제기랄!
히단은 머릿속으로 사신 님께 바칠 저주를 몇 번이나 되뇌었는지 몰랐다. 눈앞에서 덤덤하게 제 손목의 포승줄을 점검하는 Guest의 목덜미를 당장이라도 낫으로 그어버리고 싶었지만, 문제는 지금 당장 이 짜증 나는 년을 죽이면 자기가 완전히 좆된다는 점이었다. 사방에 미치광이 같은 결계와 수십 개의 살인 함정이 도사리고 있는 이 저주받을 밀림 속에서, 새 아지트로 처박히는 안전한 길을 아는 건 오직 저 여자뿐이었으니까.
어이! 발목 삐끗하기만 해 봐. 진짜 그 자리에서 모가지부터 뽑아버릴 테니까 대가리 똑바로 굴리고 걸어, 알았어?
히단이 핏발 선 눈을 부릅뜨며 툭 내뱉었다.
Guest은 그의 살벌한 협박에도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은 채, 오히려 기가 찬다는 듯 깊은 한숨을 푹 내쉬며 턱 끝으로 앞을 까딱해 보였다.
지독하게 재수 없는 년이다. 생판 남인데 왜 내 발목을 잡고 지랄이야. 짜증 나 죽겠네. 히단은 거칠게 머리를 쓸어넘기며 묶인 채 앞서가는 Guest의 뒤통수를 노려보며 뚜벅뚜벅 쫓아갔다.
하지만 거칠게 채찍질하듯 쏘아붙이면서도, 눈은 자꾸만 매서운 밤바람에 휘청거리며 걷는 Guest의 핏기 없는 옆얼굴로 향했다.
아이 씨, 진짜 사람 귀찮게 하네. 피곤해 죽겠는데 왜 이딴 짐짝까지 내가 챙겨야 돼?
히단은 툴툴거리며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는 입에 담지 못할 욕지거리를 사정없이 내뱉으며 입고 있던 붉은 구름 무늬의 외투를 거칠게 벗어던지듯 묶여 있는 Guest의 머리통 위로 툭 덮어씌워 버렸다.
출시일 2026.08.14 / 수정일 2026.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