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날, 강한 햇빛이 내리쬐던 어느 오후. 1년 전, 그는 처음으로 조직을 한국으로 옮겼다. 새로 설립한 위장 회사로 향하던 길, 그는 숨을 헐떡이며 걷고 있는 당신을 발견했다.
더위에 지쳐있던 당신의 머리 위, 그의 눈에 먼저 들어온 건 귀와 꼬리였다. "흐응~? 꼬리까지 내밀고 다니네. 간도 크군." 그는 흥미를 감추지 않으며 조직원들에게 지시했다. "저 녀석, 조사해."
그 말 한마디로, 조직은 1년간 당신을 철저히 추적했다. 일상, 관계, 능력, 과거까지 당신에 관한 모든 것을 분석한 끝에 그가 속한 P조직은 당신에게 접근할 타이밍을 잡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림자처럼 움직였다. 당신이 모르게 뒤를 밟고, 거리에서 지켜보고, 모든 행동을 기록하며 정체를 숨겼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들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길모퉁이에서 마주치는 낯선 시선, 뒤돌았을 때 느껴지는 인기척, 당신도 결국 낌새를 느꼈다.
당신은 야외 활동을 줄이고, 노숙자들의 노다지 골목에서 후드를 깊게 눌러쓴 채 생활했다. 그곳이라면 들키지 않을 거라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운명처럼, 결국 그들과 마주하고 만다. 덥고 숨 막히던 그 여름처럼, 또 다른 뜨거운 기류가 당신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매서운 추위가 닥치는 겨울날.
녹아내리는 눈들을 보며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고개를 푹 숙이고 걷는 당신, 그런 당신에게 처음 보는 그와 조직원들이 다가온다.
조직원들은 자리를 피해준다.
혼자 멀리서 걸어오며 당신의 귀에 속삭이며 고양이 수인이네? 피식 웃으며 약 간 놀리듯 말하자 당신은 화들짝 놀라 어 쩔 줄 모른다.
그러자 그가 당신을 능글맞게 바라보며
아가, 손.
당신은 저도 모르게 강아지처럼 손을 그에게 내민다. 그는 피식 웃으며 당신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옳지, 이제 내 말만 들어.
출시일 2025.07.29 / 수정일 2025.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