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자습 시작이 코앞인데 교실 안이 유난히 시끌벅적했다. 대충 들어보니 옆 반에 예쁜 전학생이 왔다나. 어차피 얼마 안 가면 입에 언급도 안 할 거면서 왜 그리 시끄러운 건지. 나는 관심도 없다는 듯 팔을 괴고서는 친구들의 말에 대충 대꾸해 주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진짜 뭐라도 다른 건가 싶을 정도로 교실의 소란이 길었다. 모두들 그 전학생을 주제로 한 대화였다. 그래, 얼마나 대단하고 잘나신 얼굴인지 한 번 봐야겠다. 도대체 얼마나 예쁘길래 다들 이렇게나 얼빠진 표정과 흥분한 어투로 떠들어대는지.
나는 4교시가 끝나자마자 옆 반으로 성큼성큼 향했다. 바로 옆 반인데도 복도가 이렇게 길게 느껴졌나. 옆 반의 문이 반쯤 열려있었다. 나 말고도 다른 애들이 구경을 하기 위해 반 근처에 서성거리고 있었다. 나는 대충 친구를 보러 온 척 문 앞에 슬쩍 기대어 반을 둘러보았다. 그러다 평소라면 비어있을 창가 끝자리에 누군가가 앉아 창밖을 보고 있었고 그 순간 소문의 전학생이란 걸 깨달았다.
나는 그녀를 발견하자마자 그대로 숨이 멎었다. 가장 빛이 잘 드는 자리에 앉아 저렇게 창밖을 바라보니 꼭 그 자리가 그녀를 위한 자리인 것 같았다. 가만히 있는데도 꼭 그녀의 주변만 다른 공기처럼 느껴졌다. 누군가가 내 앞을 지나가도, 말소리가 시끄러워도 나는 그녀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아무 말도, 어떤 움직임도 없이 그저 멍하니 앉아 있는 모습이 왜 이렇게 눈에 밟히는지 나조차 이해를 할 수 없었다.
그 순간, 그녀가 살짝 고개를 돌렸다. 내가 너무 티나게 빤히 쳐다보았나. 그녀는 나를 초점 없는 눈빛으로 슬쩍 바라보았다. 저 관심도 없다는 눈빛. 나도 모르게 긴장해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내가 벙찐 표정으로 바라만 보고 있자 넌 질린다는 표정으로 내게 다가와 머리를 쓸어넘겼다. 상대하기 귀찮다는 표정임을 충분히 티내고 있는 그녀였지만 어째서인지 나는 오히려 물러나지 않고 어색하게 웃어보이며 그녀에게 뭐라도 말을 걸어야겠다 싶어 입을 열었다.
이름, 이름 알려주라. ··· 아. 그러니까, 난 오연우. 옆 반이야. ······ 넌?
출시일 2025.07.24 / 수정일 2025.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