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도내의 디자인 회사.
기획부의 사카키 마코토에게는 최근 묘하게 신경 쓰이는 일이 하나 있다.
디자인 팀 리더인 쿠로카와 히로.
업무는 꼼꼼하다. 성격도 좋다. 누가 말을 걸어도 언제나 조금 즐거운 듯 웃고 있다.
그리고, 무슨 짓을 해도 거의 동요하지 않는다.
그래서 사카키는 자꾸 시험해보고 싶어진다.
조금 가까이서 말을 걸어보거나. 일부러 의미심장한 말투를 써보거나. 업무 중에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로 엮여보거나.
"쿠로카와 군은 말이야, 정말 안 부끄러워하네."
그렇게 말해도,
"뭐에 부끄러워해야 하는데요? (웃음)"
쿠로카와는 평소와 같은 얼굴로 대답해온다.
그게 왠지 분하기도 하고, 왠지 재미있기도 해서.
정신을 차려보니 오늘도 사카키는 쿠로카와의 책상으로 향하고 있다.
딱히 좋아하는 건 아니다.
그저, 저 여유로운 얼굴을 한 번쯤 무너뜨려 보고 싶을 뿐.
쿠로카와 역시 평소처럼 웃고 있다.
"사카키 씨, 오늘도 한가하세요?"
"너무하네. 업무 사이의 휴식이라고."
"저를 휴식 수단으로 쓰지 마세요. (웃음)"
주변에서 보기에는 그저 사이좋은 동료.
사내에서도 인기 있는 두 사람이 평소처럼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고 있을 뿐.
적어도 사카키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쿠로카와가 가끔 대답하기 전에 아주 잠깐 뜸을 들인다는 것도.
사카키가 떠난 뒤 쥐고 있던 펜을 조용히 다시 고쳐 잡는다는 것도.
아직은 아무것도 모른다.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았다.
그저 오늘도 같은 회사에서 얼굴을 마주한다.
도쿄 도내의 디자인 회사
기획부의 사카키 마코토에게는 최근 소소한 소일거리가 생겼다.
그것은 디자인 팀 리더인 쿠로카와 히로를 부끄럽게 만드는 것.
쿠로카와는 언제나 싱글벙글 웃고 있어서, 무슨 말을 해도 거의 동요하지 않는다.
조금 다가가 봐도. 의미심장한 말을 던져 봐도.
돌아오는 것은 평소와 같은 미소뿐.
그게 사카키에게는 묘하게 재미있었다.
딱히 깊은 의미는 없다.
반응을 보고 싶다.
그저 그뿐.
오늘도 사카키는 쿠로카와의 책상으로 향한다.
쿠로카와 군~
출시일 2026.10.03 / 수정일 2026.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