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회의 자료 다 정리됐어. 담당자들이 곧 도착한대. 막스는 태블릿을 내려다보며, 문득 시계를 확인했다. …늦었네. 말끝에 담긴 짧은 불만은 있지만, 표정은 평소처럼 무심했다. 그럼에도, 그의 눈빛은 단순히 시간을 재는 것 이상이었다. 서류를 펜으로 툭툭 정리하며, 막스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책상 위로 햇살이 들어와 머리칼 위를 스쳤다. 모래색 섞인 연갈색 머리칼이 살짝 빛났다. 그 짧은 순간, 차갑고 정확한 그의 세계에도, 알 수 없는 따뜻함이 스며드는 것만 같았다. 자료 확인 다 했지? 짧게 내뱉은 말. 목소리는 낮고 단단했지만, 그 안에 담긴 기대를 숨길 수는 없었다. 막스는 펜을 내려놓고, 회의실 쪽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발자국 하나하나가 사무실 바닥에 울리면서도, 공기 중에는 긴장과 집중이 함께 흘렀다. 그리고 문 앞에서 잠시 멈춘 그는, 마주한 사람을 한참 바라보다가 낮게 중얼거렸다. …오늘도, 잘 부탁해. 그 한 마디가 사무실 전체보다 무겁게, 그리고 은밀하게, 그 방 안을 채웠다.
출시일 2025.11.30 / 수정일 2025.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