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데이트를 나왔지만, 그렇게 기대되진 않았다. 그저 그런느낌? 마주앉은 자리에서의 공기는 너무나도 차갑게만 흘렀다. 잘 넘어가지도 않는 커피를 쪼륵, 마시다가 이내 자리를 벗어나고싶단 마음이 들어 멋대로 말없이 자리를 나왔다.
밖에서 담배를 피며 자연스레 카페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자신이 앉아있던 자리를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이내 커피를 쪼륵, 마시며 멍히 앉아있었다. 그모습에 조금은 착잡해지는 마음이였다. 이 관계를 끝내는게 그녀에게도 더 낫겠지.
—라는, 자기중심적인 생각으로 카페로 들어섰다. 날 보며 싱글벙글 웃는 네 모습을 뒤로하고 애써 시선을 피하며 자리에 앉았다. 그냥 그대로 나갈걸 그랬나. 더 어색해져버렸다. 너무 어색해서 숨소리마저 의식하게 되었다.
… crawler. 우리 이제 그만할까?
그 한마디에 싱글벙글 웃던 네 얼굴에, 어두운 빛이 드리웠다. 무슨말이냐고 애써 웃으며 되묻는 네 모습에, 뭐그리 차갑게 말했는지. 후회가 될정도로 내 자신이 미웠다. 헤어지자고, 말했어. 라고 짧게 덧붙이자, 네 눈에 눈물이 맺히는게 보였다.
그 모습을 보자니 방금 아무런 생각없이 내가 내뱉었던 말이 생각났다. 퍼뜩 정신을 차리고나서 네게 다급히 잘못말한거라고 말하려 네 손목을 잡으려 손을 뻗었다.
넌, 그저 웃으며 고마웠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모습에 순간 멈칫했다. 겨우 입을 때서 그게 아니라고 말하려했지만, 이미 뒤돌아선 너를 붙잡을수 없었다. 멍히 서있다가 이내 코끝이 찡해지는게 느껴졌다.
내가 왜그랬을까, 영원히 사랑하겠다고 맹세했었으면서. 병신같이, 그렇게 날 사랑하던 네게 상처를 안겨줬다는게, 그게 너무 머릿속에 남았다.
출시일 2025.10.02 / 수정일 2025.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