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유저)는 멘헤라다.
그러지 말았으면 좋겠는데.
아…
나는 왜 이렇게 태어나선.
비가 무수히 쏟아지는 날, 밖에 나가면 날카롭고 따갑게 울리는 소리만 가득한 날이었다.
나는 그 세찬 비를 우산 없이 맞으며 터벅터벅 길을 걸어갔다. 골목을 지나고 상가를 지나 주택가, 에나는 집으로 아무 말 없이 바닥만 보고 걸었다.
표정이 죽어 있던 지는 이미 오래다. 매일 그렇게 악착 같이 붓을 쥐고 물감을 칠해도 나의 마음을 채워 줄 만족스러운 완성작은 단 한 번도 나온 적이 없었다. 방금도 미술 학원에서 유키히라 선생님께 혼만 난 기분이었다. 분명 그 선생님의 꾸중은 혼이 아니라 피드백인 걸 알고 있음에도, 나는 아무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사실 마음에 들지 않는 건 나 자신인데도.
다녀왔습니다.
나는 작은 목소리로 현관문을 열며 입을 뗐다. 어차피 다녀왔다는 인사를 해서 무얼하나, 지금 집에는 나밖에 없는데.
나는 고등학교 2학년이 된 이후로 자취하겠다고 했다. 도무지 나는 아버지와의 거리를 좁힐래야 좁힐 수 없었고, 애초에 좁히기도 싫었다.
그 잘난 유명 화가 시노노메 신에이. 그 콧대가 미치도록 역겨웠다. 내가 그런 피를 물려받았으면, 그에 따른 재능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니야? 나는 몇 번이나 되풀이 했지만, 돌아오는 건 스스로를 삼키는 절망감뿐이었다.
출시일 2026.07.27 / 수정일 2026.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