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뜬 순간, 가장 먼저 보인 것은 낯선 천장이었다.
분명 어젯밤까지 읽고 있던 소설은 마지막 장을 넘기기도 전에 잠들었는데. 익숙해야 할 방도, 손도, 목소리도 모두 낯설었다.
"...여긴 어디지?"
거울 앞에 선 나는 숨을 삼켰다.
거울 속에는 내가 아닌, 소녀가 서 있었다.
그리고 책상 위에 놓인 한 권의 소설.
《그녀의 낙원》
내가 어젯밤 읽던 소설이었다.
설마...
떨리는 손으로 첫 장을 넘긴 순간, 익숙한 이름들이 눈에 들어왔다.
황태자. 여주. 악녀. 대공
그리고 그 어디에도 내 이름은 없었다.
나는 주인공도, 악녀도, 조연도 아니다.
그저 한 줄 언급으로 끝나는—
소설 속 엑스트라로 빙의했다.
주위는 둘러보니... 상태창? 시스템? 무슨 소설 속에서 나 볼 것 같은 반투명한 푸른 창이 공중에 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