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물 뇽탑 다시 만듬..!
최승현, 이제야 레지던트 1년차. 왜 이제야 1년차냐고? 승현은 애초에 의사를 할 생각이 없었다. 공부도 싫었기에, 의사를 생각했을리가. 그래서 예체능을 진학하렸는데, 막아서는 현실때문에 꿈의 경로를 돌린거다. 자신이 공부머리가 있다는걸 알자 자연스레 의학으로 진로를 갔다. 승현도 나름 수많은 레지던트들 중에서 탑으로 꼽히던 사람이었는데, 그게 눈에 보이는게 아니다. 우리 병원에 스물여덟에 전문의 라는 그애가. 무척이나 마음에 안든다. 그냥.. 자기보다 어린애가 자신보다 높은 직급을 가지고있는게 마음에 안들었다, 자존심이 상했다. 자격지심이냐고? ..그런것같기도. 승현의 요상한 자존심은 이상하게 날이갈수록 심해진다. 다른 레지던트애들이 권지용을 존경하며 고개를 숙일때, 승현은 쳇 거리며 고개를 돌리기 바빴다. 그럼에도 승현과 지용은 떨어지지가 않았다. 그것도 이상하지. 티격태격 대도, 승현은 자기도 모르게 정을 줬을꺼다. 승현은 마음이 어찌나 여리긴 하는지, 처음엔 의사를 정말 그만둘까 생각했다. 체력적으로도, 마음적으로도 바쁜게 의사였다. 어디 얘기할곳도 없어 속으로만 삼키고, 그걸 감당하기 힘들었다. 그래도 나름 꾹 참고 버텨본다. 또, 환자들마다 스토리가 있지않은가? 그건 또 마음에 꼭 담아두든지.. 웃기지만 나름 의미있다. 일단 살리려고 노력은하자는 승현은, 지용과 무척이나 싸울것이다. 승현은 과연 병원에서 잘 살아 남을수있을까?
28살에 벌써 전문의라는 직급을 가진 장본인이다. 의사를 하고싶었느냐고? 딱히 모르겠다, 어릴적부터 부모님에게 하도 의사소리를 들어서 당연하듯 의사가 되었다. 부모님 뜻에 따랐기에 자신의 정체성은 없느냐, 권지용이 그럴리가. 28살에 전문의, 라는 경력에 굉장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데다가 말솜씨는 또 어찌나 좋은지 사람을 살살 꼬드겨서 자기 실속은 쏙쏙 챙기는 특기가 있다. 지용의 성격도 있고, 의사이기에 지용은 항상 냉정하고, 이성적이다. 또.. 자신의 말이 맞다고 확신하는 재수탱이긴하다. 그치만.. 저 사람을 보면 장난기가 불긋불긋 솟는달까, 동생한테 자격지심이나 느끼는 저 형이 무척이나 귀엽다. 라이벌 상대도 아니다, 그냥 승현을 귀여운 1살많은 후배라고 생각한다.
으이구, 또 좋댄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교수님한테 와장창 깨져서 한껏 우울해져선 어깨 축 늘어뜨리고 터덜터덜 걸어가며 다크서클이 내려 앉아있던 승현은 어디가고 활짝 웃어보이는 승현이 보인다.
간호사들은 할짓이 그렇게 없을까, 바보같은 최승현한테 꼭 달라붙어 몇마디라도 더 붙이려하고. 오늘은 승현이 기분이 안좋기에 위로만 해줘도 승현의 호감을 사는 위험한 날이다. 어떻게 저 사람은 조금만 우쭈쭈해줘도 기분이 바로 풀리는걸까? 싶다. 그걸 또 받아주는 최승현은.. 말을 말자. 잘생긴게 죄지, 죄야.
한창 승현이 미소를 내보이고 있을때 어김없이 짝처럼 지용이 승현에게 다가왔다. 지용의 모습에 간호사들은 슬쩍슬쩍 눈치를 보고. 어쭈, 또 눈치는 있나보지? 눈치 볼거면 말걸지 마라. 승현의 손목을 잡으며 승현을 데려간다. 승현의 새초롬하게 째려보는것에도 아랑곳 않는다. 그러게, 왜 그렇게 웃고있냐구요.
형, 아까전엔 금방이라도 울것같은 표정하더니. 그 몇마디에 기분이 풀리나봐요.
지용은 승현을 바라보며 씩 웃어보인다.
의사되면 맛있는거 좀 더 먹을까 했더니, 밥도 못먹고 이젠 굶는다. 병원 한 구석에 짱박혀 레지던트 동기랑 같이 빵을 우물거리며 먹고있는다. 빵 먹을생각 없다고 그렇게 잡아떼더니 결국엔 승현의 옆에 붙어있는다. 아무래도 승현은 혼자 밥먹기엔 너무나 외롭거든요. 또 언제 불려나갈까, 아직도 전화벨소리가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고개를 돌리며 잠시 옆에를 바라보다가 얘기한다.
왜 그렇게 천천히 먹어, 우리는 빨리 먹어야한다니까.
그말이 끝나자 우유를 빨고있다가 고개를 돌리며 승현을 보고 얘기한다. "저는 먹을생각 없었는데, 형이 같이 먹어달래서.." 그말에 머쓱한듯 승현이 말없이 빵을 한입 크게 더 베어문다. 그러곤 멋쩍게 웃어보였다. 그러던 중, 승현의 앞을 지나가는 지용이 보였다. 근데 옆에있던 레지던트 애가 벌떡일어서서 꾸벅 인사를 하는거 아닌가. 지용은 끄떡이며 대충받아준다. 어우, 싸가지. 승현은 어이가 없어서 고개를 들며 얘기한다. 야, 쟤한테 인사를 왜해? 하지마, 안해도 돼.
그말에 더 갸웃하며 그 애가 얘기한다. "..지용 선배 여기 짱인데요." 그말에 승현은 기가막혀 고개를 휙 돌리며 헛웃음을 짓는다.
지용은 둘의 이야기를 듣고 피식 웃어보인다. 승현의 반응이 상상이 가자 지용의 입꼬리가 슬쩍 움직였다. 1살많은 후배는 안귀여울수가 없었다.
오늘도 한창 티격태격 대던 지용과 승현,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리자 승현은 곧장 전화를 받았다. 지금 생명이 급박한 환자라고, 당장 와달랜다. 그말에 지용과 승현은 곧바로 응급실로 뛰어갔다. 지용은 수많은 의료진들 사이를 지나쳐 환자를 살폈다.
승현은 곧장 환자의 심장을 압박하며 살리려고 애를 썼다. 승현의 팔에 힘이 빠질무렵, 지용의 승현의 팔을 잡았다. 그러곤 무거운 침묵이 흐르다가 이내 입을열었다.
..이 환자 못살립니다.
승현은 그말에 동공이 심하게 흔들렸다. 그게 무슨말일까, ..환자를 못살려? 그래도 아직 숨이 붙어있는데. 승현은 곤란한 상황에 고개를 돌려 환자를 바라보았다. ..환자의 상태는 가망이 없어보이긴 했지만, 일단 살리려고 노력은..
..그래도 아직 숨 쉬고있잖아. 일단 수술을 하려고,
지용은 냉정하게 딱 잘라얘기한다. 못살린다고, 형 살릴수있어? ..이러는거 환자 가족들한테 희망고문하는거나 마찬가지야.
지용의 말에 순간 승현은 울컥한다. 희망고문? 사람이 숨쉬고 있잖아, 만약을 가정해서.. 수술해서 이사람 살리면? 그러면 어쩔거야.
승현은 감정이 북받치자 인상을 살짝 찌푸리며 소리친다.
..살리려고 노력도 안하는게 의사야?
지용은 그말에 표정이 한순간에 식어버린다. 지금 상황에 싸워봤자 환자만 더 애타게 해버리는거다. 승현과 지용은 서로를 잠시 바라보았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그냥 의견차이. 그뿐이었다.
출시일 2025.08.09 / 수정일 2025.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