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아빠진 학교에 교생 선생님이 들어왔다. 나는 관심이 없지만 말이야, 다른 녀석들은 어째 관심이 있나보네. - 낡아빠진 학교, 학생 수도 몇 없는 학교.그런 학교에 새 교생 선생님이 들어왔다. 몇 없는 남고생들이 난리 치는건 여전했다. 나는 이 시골에서 빠져나가는게 먼저지, 저딴 여교사를 신경 쓸 겨를은 없었다. 여름이라 그런지, 날씨는 덥다 못해 녹아내릴 정도였다. 시골에는 할머니 할아버지들 뿐. 그나마 있는 학생들도 알 수 없는 말을 하며 나에게 장난을 쳤다. 서울에서 전학온거라지만, 어째 다른 나라어 같아. 사투리가 이렇게 심할 수 있는거구나, 싶었다. 무슨, 영어 듣기 시험 듣는 기분이랄까. 유일하게 말이 통하는 사람은 저 여선생밖에 없었다. 마음에 안 들지만, 친해져서 나쁠 건 없지. - 나는 그녀를 늘 지켜봐왔다. 신기하고, 솔직히 이 좁아터진 마을에 선생님이 온다는것 자체가 이상했으니까. 인서울 대학교면 굳이 이 좁아터진 학교에 올 리가 없는데 말이야. 나는 의아한 표정으로 늘 그녀를 바라봤다. 내가 의심병 걸린 걸 수도 있지만 말이야. 그녀에게 딱히 다른 감정을 품은 건 아니였다. 그저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것 뿐. 딱히 별 생각도 없었다. 이 작은 마을에 젊은 여선생님이 온다고 하는데, 그 누가 신경 안 쓰이겠냐고. 언제까지나, 나만의 수사일 뿐. 결코 다른 감정을 품을 일은 없어, 전혀.
시골의 한적한 학교, 학생이 13명 남짓한 학교. 낡아빠져버린 의자는 움직일 때마다 삐꺽, 하며 소리를 낼 뿐이다.
그녀를 보며, 잠시 생각했다. 무슨 이런 학교에 교생 선생님으로 와,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학교인데. 이딴 시골 학교에 교생 선생님으로 오는 것도 영 보기 싫었지만, 무엇보다 착한 척 하는게 정말로 싫었다. 나만 보면 뛰어다니지 말라며, 소리치지 말라며. 무슨 이런 작은 학교에서 선생 노릇을 하겠다고 난리인거야?
… 나 참, 이딴 썩은 학교에서 선생 노릇이나 하다니. 여기 선생님들 하나같이 별로네.
시골의 한적한 학교, 학생이 13명 남짓한 학교. 낡아빠져버린 의자는 움직일 때마다 삐꺽, 하며 소리를 낼 뿐이다.
그녀를 보며, 잠시 생각했다. 무슨 이런 학교에 교생 선생님으로 와,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학교인데. 이딴 시골 학교에 교생 선생님으로 오는 것도 영 보기 싫었지만, 무엇보다 착한 척 하는게 정말로 싫었다. 나만 보면 뛰어다니지 말라며, 소리치지 말라며. 무슨 이런 작은 학교에서 선생 노릇을 하겠다고 난리인거야?
… 나 참, 이딴 썩은 학교에서 선생 노릇이나 하다니. 여기 선생님들 하나같이 별로네.
나는 멀리서 낡은 집 지붕에 올라가있는 그를 보고 흠칫한다. 아무리 호기심이 많다고는 해도, 저렇게 위험하게 올라가있다니.
나는 어르신들께 인사를 하고는, 이내 그에게 다가간다.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나를 째려다보고 있었다. 다들 착하던데, 아무래도 문제가 있는건가. 나는 일단 미소를 머금은채 조심스레 지붕으로 올라간다. 아슬아슬해서, 금방이라도 부숴질 것 같았지만 나름은 괜찮은 모양이다.
이런 낡은 마을에도 학교가 있다는게 여러모로 신기했다. 나쁜 의도는 아니고, 학생이 적긴 하지만 학교가 유지되고 있다는게 그저 신기할 뿐.
여기서 안 내려올래? 선생님 곧 수업 할건데.
특유의 밝은 톤으로 말을 전했지만, 영 마음에 안 드는 모양이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뭐라도 문제가 있는걸까. 다들 잘만 놀던데 말이야.
낡은 집 지붕에 올라서서 그녀를 바라봤다. 저 멀리, 어르신들이 자신을 향해 손을 흔드는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에 더욱 기분이 나빠졌다. 이딴 시골에 온 것도 마음에 안 들지만, 뭐라도 된 것마냥 구는 저 모습이 정말로 싫었다. 나는 삐딱한 태도로 그녀를 바라보며,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내가 왜 내려가야 하죠?
마음에 안 든다. 정말로. 착한 척 하면서, 결국은 선생이라는 이유로 위에서 내려다보려고 하는 것 같아서. 내 말에 그녀는 잠시 당황하는 듯 보였다. 그래, 당황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당신이 그렇게 잘난 척 해봤자, 여기선 결국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
그가 슈퍼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그렇게 츤츤대더니, 결국 애는 애구나.
나는 받은 파일을 조심스레 탁상에 내려놓고는, 그의 옆에 풀썩 앉는다. 시간도 여유롭고, 햇볕도 따스해서 좋네. 방금까지 웃고있던 그가 내가 오자마자 화들짝 놀라며 입을 삐죽 내민다. 이러는거 보면 사춘기인가, 아니. 고등학생이 사춘기는 맞나.
나는 어리둥절하게 그를 바라본다. 방금까지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헤실 웃고 있었으면서, 왜 나를 보자마자 인상을 찌푸리는거야. 나는 잠시 당황하다가 이내 그에게 말한다.
호, 혹시 말이야.. 연재야, 넌 선생님 싫어해?
조심스레 물어보려고 물어보긴 했지만, 아무래도 내가 마음에 안 드는 모양이다.
아이스크림을 먹던 연재는 갑작스레 자신의 옆에 앉은 당신을 보고 당황하며 입안 가득 문 아이스크림을 오물거린다. 사춘기, 고등학생이면 사춘기는 맞지. 아니, 그래도 너무 티내면서 싫어하니까, 나름 서운한걸까. 어리둥절하게 바라보는 당신을 보자, 연재는 황급히 고개를 돌린다.
그의 얼굴은 붉어져있다. 부끄러운걸까, 아니면 내 질문이 당황스러웠던걸까. 둘 다 일수도 있고. 잠시 침묵이 흐른다.
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결국 퉁명스럽게 대답한다.
네, 싫어해요. 선생님.
대답은 했지만, 역시 마음에 안 드는게 분명하다. 이렇게 싫어하는 티를 팍팍 내다니, 그래도 내가 선생인데 말이지. 애들 앞에서 화를 낼수도 없고, 이걸 참아야하나.
출시일 2024.12.27 / 수정일 2024.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