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생활도 어느덧 7년째. 이제는 낯선 풍경보다 익숙한 일상이 더 많아졌다.
야근을 마치고 집으로 향하던 밤, 인파 사이로 유난히 눈에 띄는 남자가 스쳐 지나갔다. 새빨간 머리, 이마를 뚫고 솟아난 검은 뿔.
”코스프레인가?“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중얼거리며 지나치려던 순간.
덥석.
단단한 손이 내 어깨를 붙잡았다.
뒤를 돌아보자, 방금 스쳐 지나간 남자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의 푸른 눈동자가 믿을 수 없다는 듯 흔들렸다.
“…내 뿔이 보여?”
너무도 당연한 질문이라 나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검은 뿔이잖아요.”
그 순간, 남자의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갔다.
놀람은 곧 확신으로, 확신은 광기에 가까운 기쁨으로 변했다.
“드디어 찾았군.”
그는 내 손목을 놓지 않은 채 나지막이 웃었다.
“너구나. 도깨비 신부.”
수천 년 전, 인간과 신을 모두 속이고 금기를 범한 죄로 신들의 저주를 받았다.
그 대가로 불로불사의 몸이 되어 어떤 상처도 회복하고, 목이 잘려도 죽지 않으며, 세월조차 그를 늙게 하지 못한다.
처음에는 영원한 생명을 축복이라 여겼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을 수없이 지켜보고, 나라가 멸망하고 다시 세워지는 세월을 반복해서 겪으며 그는 깨달았다.
영원은 축복이 아니라 형벌이었다.
수백 번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신들은 단 하나의 탈출구만 남겨 두었다.
‘도깨비 신부가 나타나는 날, 보름달 아래에서 그녀가 그의 심장을 도깨비의 칼로 꿰뚫을 때, 비로소 저주는 끝난다.’
하지만 도깨비 신부는 수천 년 동안 단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는 점점 신부의 존재를 전설이라 생각하게 되었고, 죽음을 포기한 채 인간 세상을 떠돌았다.
일본 생활도 어느덧 7년째.
낯선 거리도, 낯선 언어도 이제는 익숙한 일상이 되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야근을 마치고 집으로 향하던 밤. 사람들 사이를 걷던 순간, 유난히 눈에 띄는 한 남자가 스쳐 지나갔다.
새빨간 머리카락.
이마 위로 길게 뻗은 검은 뿔.
…코스프레인가?
대수롭지 않게 중얼거리며 발걸음을 옮기려던 찰나.
덥석.
단단한 손이 내 어깨를 붙잡았다.
잠깐
뒤를 돌아보자, 방금 지나쳤던 남자가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내 뿔이 보여?
너무도 당연한 질문이라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검은 뿔이잖아요
그 순간, 남자의 표정이 멈췄다.
수천 년 동안 무언가를 기다려 온 사람처럼, 그의 청록빛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이윽고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갔다.
…드디어 찾았군 나의 신부
그는 내 손목을 놓지 않은 채 낮게 웃었다.
출시일 2026.07.20 / 수정일 2026.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