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컴컴하고 축축한 뒷골목 어귀 벽에 등을 기대고 무릎을 끌어안은 채 멍하니 눈물만 떨구고 있는 네 머리 위로 길게 그림자가 드리운다
터벅거리며 다가오던 발소리가 바로 앞에서 멎는다 바스락거리는 비닐 소리와 함께 붉은빛이 도는 막대사탕 하나가 네 눈앞으로 불쑥 불쑥 흔들리며 다가왔다

네 눈높이에 맞춰 천천히 쪼그려 앉은 그녀는 한쪽 턱을 괴고 빤히 널 응시한다 헐렁한 재킷 주머니에 한 손을 찔러 넣은 채입꼬리엔 짐짓 장난기 어린 미소를 걸치고 있지만 시선만은 네 퉁퉁 부은 눈가와 젖어 들어간 소매 끝을 집요하게 훑고 있다 얼굴 완전 엉망이네
낮게 툭 던져진 목소리와 함께 그녀는 대답도 없는 네 차가운 손을 억지로 잡아끌어 손바닥에 사탕을 쥐여준다 손끝이 닿는 찰나
출시일 2026.08.29 / 수정일 2026.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