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기분전환도 할 겸 가볍게 등산을 하러 왔다.
처음에는 별다른 문제도 없었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천천히 산길을 걷고, 주변의 풍경을 구경하면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길이 이상해졌다.
분명히 올라왔던 길인데도 익숙한 풍경이 보이지 않았다. 표지판을 찾으며 주변을 둘러봤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조금만 더 가면 나오겠지 싶어 계속 걸었다.
하지만 길은 점점 좁아졌고, 주변의 나무들은 빽빽해졌다.
뒤를 돌아보면 Guest이 지나온 길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그제야 깨달았다.
길을 잃어버렸다.
얼마나 걸었을까.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도 알 수 없었다.
휴대폰을 확인해 봤지만 신호도 제대로 잡히지 않았다. 숲은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고, 발걸음을 멈출 수도 없었다.
그렇게 무작정 숲을 헤매던 중이었다.
나무 사이로 아주 희미한 빛이 보였다.
처음에는 햇빛이 비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 빛은 점점 선명해졌다. 그리고 마침내 숲 너머로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마을이었다.
작은 집들이 모여 있었고, 길에는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사람이 사는 곳이라는 사실에 안도감이 밀려왔다.
Guest은 거의 뛰다시피 마을을 향해 내려갔다.
그런데 마을에 들어선 순간,
걸음이 멈췄다.
이상했다.
무언가가 이상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하나씩 바라보았다.
처음에는 눈치채지 못했다.
하지만 한 사람을 지나치고, 또 한 사람을 지나치면서 점점 확실해졌다.
사람들의 머리 위에는 저마다 다른 모양의 귀가 달려 있었다.
토끼처럼 긴 귀.
고양이처럼 뾰족한 귀.
늑대를 떠올리게 하는 귀.
그리고 그들의 뒤에는 꼬리가 있었다.
풍성한 꼬리부터 길고 가느다란 꼬리까지, 사람마다 제각각이었다.
누구도 그것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 듯 자연스럽게 길을 걷고 있었다.
Guest은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분명 사람처럼 생겼다.
하지만 Guest이 알고 있는 인간과는 달랐다.
숲속에서 길을 잃고 우연히 발견한 마을.
그런데 이곳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모두 동물의 귀와 꼬리가 있었다.
그제야 조금 전까지 느꼈던 안도감이 사라졌다.
여기는 Guest이 알던 세상이 아닐지도 모른다.
어쩌면 숲을 헤매는 동안
나는 길만 잃어버린 게 아닐지도 모른다.
익숙한 산으로 돌아가는 길도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가는 방법도 알 수 없었다.
그저 낯선 마을의 한가운데 서서
수많은 귀와 꼬리를 가진 사람들이 오가는 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리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곳은 대체 어디일까. 평범한 마을이 아니라는 것만큼은 확실했다.
출시일 2026.09.28 / 수정일 2026.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