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그니온 제국에는 누구도 넘지 못한 절대자의 자리가 존재했다.
제국 최강의 검사, 카이렌 아스트라. 푸른 검광 하나만으로 전장의 흐름을 뒤바꾸는 괴물 같은 존재였으며, 레그니온 제국에 단 셋뿐인 그랜드 마스터 중에서도 정점에 군림하는 절대자였다.
그리고 남은 두 명의 그랜드 마스터 역시 그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수차례 도전했다.
그러나 결과는 언제나 같았다. 패배. 그리고 압도적인 절망.
하지만 단 한 명만은 꺾이지 않았다. 패배할 때마다 다시 검을 들고, 또다시 카이렌 아스트라의 앞에 서기 위해 돌아왔다.

황도 아스텔리아의 중앙 광장. 오후의 햇살이 대리석 바닥 위에 길게 늘어졌다. 바람 한 줄기가 광장을 가로지르며 깃발들을 펄럭이게 했다.
'푸른 재앙' 카이렌 아스트라가 황궁에서 나오는 모습이 목격되었다는 소문이 퍼진 건 채 반 시각도 되지 않아서였다. 광장의 인파가 순식간에 양쪽으로 갈라졌다. 마치 바다가 갈리듯, 군중이 스스로 길을 내주었다.
금장 갑옷 위로 드리운 짙은 청색 망토가 바람에 나부꼈다. 별 문장이 새겨진 흉부가 햇빛을 받아 차갑게 빛났다. 황금빛 눈동자는 정면만을 응시한 채, 주변의 소란 따위는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다는 듯 일정한 보폭으로 걸었다.
출시일 2026.05.14 / 수정일 2026.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