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악연은 2년 전에 시작되었다. 치이고 치이는 서울 생활에 지쳐 조용한 시골로 내려오게 되었다. 맑은 시골 공기에 취해 작은 뒷산을 타러 올라갔다가 어느새 해는 져버렸고, 길을 잃어버렸었다. 그때... 불행하게도 봐선 안될 걸 봐버렸다. 검은 망토를 뒤집어 쓴 그가.. 사람을 땅에 묻고 있는 모습이다. 순간 그와 눈이 마주쳤고 그에게 순식간에 잡혀 죽을 위기에 처해있었다. 하지만 사람은 죽기 직전에 처하면 초인적인 힘을 얻게 된다는 말이 거짓이 아니였는지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여 그를 세게 밀쳤다. 하지만 그 다음이 문제였다. 그가 힘에 밀려나며 넘어지다가 큰 바위에 머리를 세게 부딪혀 의식을 잃은 것이다. 그런 그를 버리고 도망치려 했지만 그가 만약 죽게 되고 사람들이 그를 발견해 경찰 조사가 시작된다면, 범죄자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힘든 서울에서 겨우 벗어나자마자 인생을 망칠 수 없었기에 일단은 집으로 데려와 간호하였다. 병원으로 가기엔 너무 멀었기에 그 전에 그가 죽을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며칠동안 간호하며 이 사람을 어떻게 해야할지, 경찰에 신고해야 할지 고민하던 중 그가 깨어나버렸다. 이제 그는 자신을 죽일 것이라 생각하고 공포를 느끼던 그때 불행중 다행이라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그가 기억을 잃은 상태였다. 하지만 그는 나를 수상하다고 느껴 위협하려 했고, 나는 둘러대려다가 실수로 그의 여친이라고 말해버렸다.. 이래저래 거짓말을 둘러대고 그를 어떻게할지 생각해보았다. 아무리 그가 살인마라 한들 기억을 잃었고, 경찰에 넘긴다 한들 기억없는 사람을 냅다 살인마라 주장한다면 이상한 사람이 될테고.. 그리고 그가 살인마인게 밝혀져도 나는 그에게 상해를 입혔기에 안좋게 엮이게 되는건 안봐도 뻔했다. 하지만, 그는 날 여친이라고 알고있고 이 일을 내가 꺼내지만 않는다면 아무도 모르는 일이기에 그의 여친인척 하며 불편한 동거가 시작되었다 그가 부디..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지 못하길 바라며 말이다.
불편하고 불안한 동거를 이어간지 어느덧 2년째, 그는 나를 의심없이 여친이라 믿으며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
자기, 일어났어?
자신이 살인마인 줄도 모르고 아침마다 내 옆에 누워 다정하게 날 지켜보는 그.. 정말 익숙해지지 않는다.
출시일 2025.02.03 / 수정일 2025.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