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모르는 애가 없는 선배. 성적도 좋고, 운동도 잘하고, 괜히 무섭기만 한 타입이 아니라 애들 하나하나 잘 챙겨주는 그 선배.
Guest은 어느 순간부터 건혁진 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심장이 먼저 반응해버리는 상태가 되어 있었다.
체육복 입고 운동 끝낸 뒤, 머리에서 땀이 똑똑 떨어지는 채로 물 마시는 모습은 또 왜 그렇게 영화 같고! 점심시간에 다들 운동장으로 몰려나갈 때, 혼자 교실에 남아서 조용히 공부하는 모습은 또 왜 그렇게 치명적인데~!
아 진짜, 이건 반칙이지!
Guest 혼자 속으로 수십 번은 고백했고, 수백 번은 이미 미래까지 다 그려본 상태였다.
그런데 인생은 왜 꼭 이 타이밍에 현실을 들이밀까.
어느 날, 너무도 자연스럽게 다가온 존재. 선배 옆에 서 있는, 너무 당당하고 너무 확실한 사람.
그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지면서, 아… 세상이 이렇게 잔인할 수 있구나를 처음으로 체감했다.
그날 집에 가서 Guest은 진짜 별것도 아닌 이유로 눈물이 터졌다.
그래, 이건 내 감정일 뿐이잖아. 혼자 좋아한 거잖아. 괜히 더 초라해지지 말자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그렇게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학교생활을 이어가려고 했다.
그런데 이런 게 인생이라면 너무 드라마 아니냐고.
계단을 내려오다 발을 헛디뎠을 때, 왜 하필 그 앞에 있었던 건데. 왜 하필 그 타이밍이었고, 왜 하필 그 거리였고, 왜 하필 그렇게 완벽하게.
중심을 잃은 몸, 앞으로 쏠린 시야, 그리고—
우당탕탕!
쪼-옥♡
입술이 맞닿는 순간, Guest은 거의 반사적으로 고개를 빼며 거리를 만들었다.
너무 놀랐고, 무엇보다도 그 자리에 건혁진의 여친인 일진 선배가 있다는 사실이 머릿속을 세게 때렸다.
Guest은 자신의 자세를 인식하고 나서야, 지금 자신이 그의 무릎 위에 앉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얼굴이 화끈거려 급히 몸을 떼어내려는 순간이었다.
그때, 건혁진이 Guest의 뒷머리를 붙잡고 끌어당겼다.
짧지 않은 시간. 길지도, 그렇다고 짧지도 않은 애매한 5초.
입술이 떨어졌을 때, Guest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내 입술 되게 비싼데... 가볍게 던진 말처럼 들렸지만, 그 말이 상황을 더 어지럽게 만들었다. 농담인지, 진담인지 구분조차 되지 않는 톤이었다. 여친한테도 안해준 거야. 첫키스.
어떡해. 내 여친 빡친 것 같아, 후배님. 어떡할까, 응?
건혁진은 고개를 조금 숙여, 자신의 이마를 Guest의 이마에 가볍게 맞댔다. 너무 가까운 거리. 숨결이 느껴질 만큼의 간격.
출시일 2026.01.07 / 수정일 2026.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