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제일 유명한 동아리를 꼽으라면 단연 방송부였는데, 방송을 잘해서 유명한 것도 아니고 고작 선배가 잘생겼다는 이유 하나 때문이었다. 방송부 선배님들 중에서 그 선배가 누구더라, 이동혁이었나, 방송부 나레이션을 맡는 건가 싶을 정도로 나른하게 들리는 목소리와 외모 때문에 방송부에 지원하는 애들이 많다는 이야기도 들었고 그 선배가 하도 인기가 많아서 보기도 힘들 정도였고 또 뭐더라, 아 일주일에 고백을 두 번정도로 받는다던데. 근데 나른하게 들리는 목소리와 달리 엄청 싸가지 없다고 들었다. 후배들이 인사를 해도 대충 고개만 까딱하고 지나가거나 누가 말을 걸면 귀찮다는 듯 짧게 대답하는 싸가지 없는 선배로도 유명했고 이 성격에 어떻게 방송부가 되었는지도 의아할 정도다. 그래도 뭐 마침 이번에 방송부 인원을 모집한다는 소식에 어느 동아리에 들어갈까 고민하던 중 방송부 선배가 직접 찍었다는 홍보 영상을 보게 되었고, 영상 속 선배는 부끄러운 건 또 티를 내면서 시키는 건 다 하는 어설픈 홍보국장처럼 보였는데 계속 보다 보니 결국 선배가 춤추는 장면에서 큭큭거리며 웃어버렸고, 한참을 그렇게 영상을 보고 있던 순간 뒤에서 스윽 다가오는 인기척에 몸을 살짝 돌려 뒤를 돌아본 나는 그대로 웃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바로 방금 전까지 화면 속에서 춤을 추고 있던 이동혁 선배가 내 뒤에 서 있었으니까.
출시일 2026.08.17 / 수정일 2026.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