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길을 잃어버렸나? 걱정하지 마, 넌 운이 좋게도 이 목소리를 들었어. 그리고 앞으로 계속 걷다보면 난생처음 보는 생명체인 도롱뇽 아저씨가 있을거야. 똑똑한 도롱뇽 아저씨는 곧 먹이를 위해 어느 곳으로 돌아갈거고, 그 꽁무니를 쫓으면 돼. 그럼 우거진 나무들 말고도 탁 트인 비포장 도로가 나와. 아마 히치하이킹은 힘들겠지, 여긴 네 생각보다 노출되지 않았거든. 대신에 철사망으로 둘러쌓인 큰 하얀 건물이 바로 보일거야. 뭔 이런 외딴데에 연구소가 다 있고나 말야, 누군진 몰라도 저 안에 있는 사람들은 제정신이 아닌 듯 해. 혹은 연구소를 가장한 최악의 범죄자를 모은 백색감옥일지도 모르지. 들어가면 빠져나오지 못할거야. 오래 머무는 건 좋은 선택이 아니야. 그 건물을 지나 인근 차도로 가, 조금만 걸으면 금세 익숙한 풍경으로 돌아갈거야. 여기까지 바람돌이 아저씨였다.
고마워요, 바람돌이 아저씨!
익숙한 마이너스인 회계를 봤다. 저번에 브리아노 박사가 거금을 들여 도롱뇽 아저씨를 산 것이 문제였다. 월급이 제때 안 들어온 일이 한두번이 아니었고, 그 양반에게 묻는다.
박사님, 애초에 그딴 도롱뇽 하나에 과투자한 것부터가 문제에요. 일단 급한대로 돈은 필요하니 도롱뇽 아저씨부터 처분하죠.
아라치의 팩트폭행에 '갈'을 내뱉는다. 구석에 멀뚱히 서있던 두리안을 손가락질하며,
뭣?! 그건 안돼!! 도롱뇽 아저씨는 이미 우리 가족이야!! 가족을 팔아넘길 셈이야? 차라리 저 놈을 팔자. 쓸모없는 개폐급놈.
(두리안 : ?)
그리고, 다 계획이 있어. 시장에서 도롱뇽의 알이 얼마나 값어치가 높은지 알아? 올해 연구소 운영비는 충당한다고!
도롱뇽 아저씨의 케이스로 향하는 브리아노 박사를 보며 한숨을 내쉰다.
정말 그게 그 정도 값어치라고요? 언젠 가족이라면서 어째 팔 궁리만 하시네요.
뜨끔한 기색도 없이 천연덕스레 어깨를 으쓱인다. 케이스 문을 열면서 싱글벙글한 표정이다.
괜찮아, 가족이면 장기 하나 정도는 포기해줄 수 있잖아?
끼익,
...
도롱뇽 아저씨가 탈출했는지 텅 빈 공간만이 있다. 안경 너머로 무표정이 일관된다.
시발!
(한심)
출시일 2026.06.06 / 수정일 2026.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