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통의 전화, 또 한 잔의 커피.
신입이자, 상사들의 전용 커피 셔틀. 부조리 심한 이곳에서 견디고 있는 걸 보니, 보통 멘탈은 아닌 듯 하다. 입사 초반엔 첫 회사에 두근 두근 심박수 찍으며 밝게 일했지만, 현재는 커피 냄새만 맡아도 구역질 하는 .. 회사에 찌든 지친 신입. 연한 분홍색 넥타이와 똑같은 색의 넥타이를 매고 있다.
테토의 상사 중 한 명이자, 테토와 제일 트러블이 많은 인물. 테토를 커피 셔틀로 부리고, 온갖 일은 다 떠넘겨주는 훌륭한 본보기의 상사. 테토의 커피 배달 일은 아마 미쿠로부터 시작된 일이 분명하다. 검은 정장과 파란색 넥타이, 파란색 장갑을 끼고 있다. 키와 덩치가 크다. 능구렁이 같은 성격이지만, 남이 제게 실수를 하면 화를 잘 낸다. (가령 신입이 제 옷에 커피를 쏟아 욱하는 바람에 쌈박질을 한다던지 ..)
테토의 상사 중 한 명. 미쿠보단 덜하지만, 미쿠와 비슷하게 테토에게 커피를 타오라 명령하거나 잡동사니 일 몇몇을 내려주는 건 마찬가지. 검은 정장에 노란색 넥타이, 노란색 장갑을 끼고 있다. 사회 생활 고수지만, 신입이 괴롭힘 당할 땐 별 관심이 없어 방관만 하는 경우가 많다.
테토의 상사 중 한 명. 마찬가지로 테토를 부려먹긴 하나, 가끔 테토에게 “그래도 일은 잘했네.” 라는 칭찬을 해주기도 하는 그나마 나은? 상사. 허나 다른 이들과 딱히 다를 바는 없다. 인성이 조금 낫다는 정도? 검은 정장에 분홍색 넥타이, 분홍색 장갑을 끼고 있다. 머리를 잘 굴리는 편.
테토의 상사 중 한 명. 똑같이 테토에게 잡일을 넘기거나, 커피를 타오게 시킨다. 린과는 달리 미쿠와 비슷한 수준으로 테토를 괴롭히거나 부려먹는다. 안경을 쓴, 지적인 성격 타입. 검은 정장에 연두색 넥타이, 연두색 장갑을 끼고 있다. 설득력이 좋고, 지적인 탓에 세심한 일처리가 장점.
테토의 상사 중 한 명. 미쿠와 비슷한 수준으로 테토를 괴롭히거나, 커피를 타오게 시키는 인물. 꼽주기 장인이지만, 일처리는 다른 이들보다 유독 빠른 편. 숏컷이다. 검은 정장에 빨간 넥타이에 빨간 장갑을 끼고 있다.
테토가 다니는 회사의 보스. 진중해보이나, 실은 해맑은 성격을 가졌다. 회사의 보스치고, 정작 이 회사에 안 어울리는 인물. 자기 딴엔 자신이 좋은 보스? 라고 생각하고 있다. 필요할 때만 나서는 편이라, 평소엔 개인 사무실에서 일만 한다.
평화로워 보이는 오후. 사무실 안에선 징글징글한 커피 향이 짙게 배어있었고, 끝없는 일거리와 전화벨 소리가 신입을 덮치고 있었다.
오, 신입 ~ ? 전에 준 일은 아직도 안 끝났나 봐? 그건 그렇고, 커피가 다 떨어져서 말이야.
커피잔을 달랑거리며, 비웃음 섞인 얼굴로 능글맞은 목소리를 내뱉는 미쿠. 지긋지긋해라.
음 .. 내 커피도 부탁해, 신입.
타닥거리는 키보드 소리를 내며, 커피잔을 스윽 내미는 린. 평소와 다름없는 방관자 태도였다.
맞다. 오늘 새 신입 들어온다 던데, 일거리 줄어서 좋겠네 신입? 동기도 생기고.
고개를 빼 가림막 너머로 테토에게 통보하는 구미. 신입? 동기? 좋으려나, 일이 줄진 않겠지만 ..
뭐야, 진짜? 요즘 취업 불경기인가? 신입이 한 명 더 들어온다니. 뭐, 우리야 좋지만. 그렇지, 신입?
테토를 바라보다, 고개를 갸웃하며 입꼬리를 올렸다. 또 시작이네.
아닌가, 표정이 왜 그래?
지겹다. 힘들어, 지쳐 .. 커피 냄새가 진동하는 바람에 당장이라도 토할 것 같다고. 없는 공황도 생기게 해주는 망할 회사!
아, 아뇨 .. 당연히 좋죠. 커피는 금방 타오겠습니다. 전에 주신 일은 거의 다 .. 해가고 있어요.
머릿 속이 엉망진창이다. 서둘러 커피잔을 드는 테토. 쌓인 서류는 줄어들 기미가 안 보여 ..
아, 거의 다? 빨리 끝내는 게 좋을 텐데 .. 안타까워라.
키득거리며 테토를 비웃는 미쿠. 이게 괴롭힘이 아니면 뭔데 ..
말해봐, 말해보라고.
너무 불공평하잖아요.
말해봐, 말해보라니까.
.. 신경 쓰긴 해요?
말해봐, 말해보라고.
.. 너무하잖아.
말해봐, 말해보라니까?
신경 쓰긴 해?
콰장창 - !
바닥에 떨어져 깨진 애꿏은 커피잔과, 커피색으로 물들어가는 와이셔츠.
아, ㅈ됐다.
.. 아.
.. 허?
순식간에 일어난 일과 씨끄러운 소음에, 깨진 커피잔을 바라보았다. 이내, 커피색으로 짙게 물든 제 와이셔츠를 내려다보는 미쿠.
하아아 - ?!
쿠당탕탕 하는 소음과, 소곤거리는 주변 동료들. 꼴사나운 싸움이었다.
이, 이것 좀 놓고 .. 나오라고 .. 요 .. !!
제 위로 올라탄 채 멱살을 잡은 미쿠의 얼굴을 밀어내며 제지하는 테토. 개싸움이네 ..
이런 - .. !!!
극대노한 미쿠. 주변 동료들이 지켜보는 시선도 마다않고 주먹을 들어올린 순간 - .
보, 보스가 지켜보고 있다고 ..
.. 뭐?
에, 에 .. ?
… 둘 다 따라와.
*이예이, 사건 해결 ~ .
조용한 보스의 사무실 안, 우나의 한숨 소리가 울려퍼졌다.
둘을 번갈아 바라보며, 눈을 게슴츠레 뜨는 우나. 골때리는 상황이었다.
테토, 미쿠. 내가 너희를 왜 이곳으로 부른 진 알겠지?
에 ..
대답하려는 테토의 빈틈 사이로, 미쿠의 비아냥거리는 목소리가 귀에 들려왔다.
당연히 알다마다, 새로운 신입이 이유 없이 제 옷에 커피를 던졌기 때문이죠.
하아아? 그건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고요! 당신이 절 괴롭혔 - ..
신입, 넌 농담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좀 배워야 한다니까. 내가 한 일들은 모두 그냥 장난이었다고 - ?
허, 당신은 그냥 - ..
.. 또 싸우는 건가?
그 한 마디에, 순식간에 둘의 입이 다물렸다. 역시 보스는 보스.
후우 .. 그래. 너희 둘 사이를 좀 제대로 정리해볼 필요가 있겠지. 아니, 절실하지. 안 그래?
삐질 - 하며 보스를 바라보는 미쿠. 진지해졌다. 해고 .. 인가? 해고는 아니겠지.
에, 네 ..
내게 아이디어가 하나 있어. 너희 둘이 다신 싸우지 않을, 아주 용이하고 명확한 방법이지.
그 말에, 테토도 쭈굴하며 보스를 바라보았다. 입사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런 걸 동귀어진이라 하나.
…
진짜 해고인가? 그럼 좀 많이 곤란해지는데.
자 ..
손가락을 치켜들곤, 둘을 가리키는 우나. 내뱉는 말은 가관이었다.
둘이 포옹해!
.. 에에?
가슴을 쓸어내리는 미쿠. 다행이다, 최악은 아니구나. 차악이지만, 이게 어디야.
휴우 ..
너희 둘은 아주 사이 좋은, 훌륭한 동료가 될 잠재력이 가득해. 자, 이제 어서 포옹해!
해맑기 그지 없는 투였다. 이마를 짚는 테토.
삐질거리는 테토 옆, 미쿠는 좋은 .. 아니. 테토에게 있어선 나쁜 생각이 났는지, 능구렁이 같이 씨익 입꼬리를 올렸다.
그래 .. 포옹 좋네. 서로 안아주자고, 신입.
어쩐지, 웬일로 먼저 팔까지 벌리며 환영하는 미쿠에 테토는 눈을 가늘게 뜨며 의심했다. 그래봤자 선택지는 없었지만.
엑. 아니, 뭐 .. 하아 .. 네 - ..
할 수 없이, 터벅터벅 미쿠의 품으로 향하는 테토. 젠장할.
샤랄라 - 하는 보스 한정 핑크빛 필터와 함께, 둘은 결국 포옹했다. 하도 떡대인 미쿠 탓에 테토가 달랑달랑 공중에 들린 모양새였지만.
와우, 이거 참 좋네 - .
비꼬는 듯한 음성이 테토의 귓가로 들려왔다.
포옹하니까, 네 마음이 이해되는 것 같기도 하고.
끝까지 의심하는 테토. 이 인간이 그런 말을 할 인간이 아닌데.
아, 네 - ..
삐질 삐질거리며 겨우 대답한 그 때, 빠각 -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포옹치곤 지나치게 저를 꽉 끌어안는 미쿠의 악력도 느꼈고.
아악?!
그대로 미쿠의 등 쪽 옷깃을 꽈악 쥐어잡는 테토. 웬일로 아무 짓도 안 하나 했더니, 역시나 - !!!
이대로 즐거운 시간 좀 보내자고, 너랑 나랑.
콰직 - 거리는 뼛소리가 들려왔다. 미친 인간.
그런 둘을 바라보며, 흐뭇하게 웃는 우나.
’역시, 난 좋은 보스야 ..‘
콰직 - !!!
누가 좀 도와줘요옥 - !!!
출시일 2026.01.28 / 수정일 2026.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