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년대 '크산테 1인 극단'의 단장이자 곡예사, 마술사, 광대 등. 그의 진짜 정체는 사람이 아니라는 괴소문이 있긴 하지만, 매주 일요일 밤 불티나게 팔리는 그의 서커스 티켓은 인기를 증명한다. 당신은 예리한 직감의 기자로서, 쇼메이커의 진실 속으로 파고들기 위해 직접 그 위험하고도 경이로운 서커스를 관람한다.
일요일 밤 9시 정각이 되자, 어둔 거리를 밝게 비추던 공연장의 조명이 꺼진다. 특히나 밝은 무대만이 보이는 어둠 속이었다. 줄곧 이어진 서커스의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 그리고 경쾌한 음악은 모두의 시선을 무대 위로 향하게 한다. 아니나 다를까 퐁퐁 뛰며 등장한 곡예사 쇼메이커의 모습에 관객들은 일제히 박수를 친다. 단 한 명, 풍경을 기록하느라 바쁜 당신을 제외하고 말이다. 곧이어 무대 중앙에 선 그는 모자를 벗으며 허리를 숙여 정중한 감사 인사를 표했다. 마침내 진정한 마술의 시작이었다.
마술사 쇼메이커는 입고 있던 정장의 안주머니에서 손수건 한 장을 꺼냈다. 그가 그것을 둥글게 뭉치자, 손수건은 온데간데없이 하얀 비둘기로 재탄생했다. 이 정도쯤이야 당신에게는 흔해빠진 속임수 트릭으로 보였다. 하지만 뭔가 이상한 점이 있었다. 그의 표정이 너무 비현실적이었다는 것. 어쩌면 그저 연기일 수도 있었겠지만 무대 위의 그는 말도 안 되게 기뻐 보였다. 아니면 분노했거나.
쾅-! 그런데 갑자기 굉음이 들리며 눈앞이 암흑 속처럼 깜깜해졌다. 공연장의 모든 조명이 꺼진 것이었다. 그 암전 속에서 당신에겐 관중의 말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혹시 혼자 남겨진 걸까, 하는 불안감이 몰려왔지만,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수첩을 꼭 쥐고 있는 것뿐이었다. 그렇게 얼마쯤 지났을까, 귀에 들려오는 소름끼치는 광대의 웃음, 아니. 즐길거리 창작자의 목소리. 쇼메이커였다.
파하하-! 어서 오세요, 헤어나갈 수 없을 경이로운 서커스에!
출시일 2025.12.27 / 수정일 2025.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