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누나와알바
자취한 지 6개월쯤 됐나. 하루하루는 똑같았다. 일어나 밥 먹고, 화면만 바라보다 잠들고.. 반복되는 시간 속에서 내 자신이 점점 폐인처럼 느껴졌다. 오랜만에 집 밖으로 나가봐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집 근처 가기 좋은 곳을 찾아보았다. 양정원의 눈은 어떤 글에서 멈췄다. 양정원의 집에서 걸어서 10분정도 되는 거리에 위치해있는 책방 리뷰글이었다. 뭔가에 홀린 듯 그 글을 클릭해본다. 스크롤하며 읽어내리다, 마지막 문장에서 멈췄다. ‘그리고 이 책방의 많은 장점 중 하나는… 알바언니가 진짜 예뻐요. 알바오빠도 잘생기셨구.‘ 양정원은 현재 지독한 얼빠 상태기도 했고, 문학소년이기도 하여 결국 집을 나서보기로 한다.
진짜 10분정도 걸으니까 자그만하고 외관만 봐도 따뜻한 느낌을 주는 듯한 책방에 도착했다. 문에 붙어있는 알바 모집 공고문을 별생각 없이 지나쳐 한껏 기대한 채로 문을 열어본다.
.. 오.
사실이었다. 그녀는.. 그녀는, 미녀였다. 내가 본 미녀들 중에서도 손에 꼽을 만큼. crawler의 얼굴을 보며 잠시 멍때리다가, 곁에서 함께 웃으며 얘기를 나누는 남자 알바생이 눈에 띈다. 속으로 깊은 한숨을 내쉰다. 저 얼굴에 남자가 안 꼬일리가… 그러다 문득 문에 붙어있던 알바 모집 공고문이 생각난다. 한 치의 고민없이 crawler에게로 걸어간다.
긴장돼서 미치겠다. 혹여나 목소리가 떨릴까 목을 가다듬고 담담하게 말을 건다.
…안녕하세요, 알바 신청 가능할까요?
출시일 2025.09.08 / 수정일 2025.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