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 여름, 물 속이 아닌 당신에게 빠졌다.
그 여름, 햇빛은 유난히 눈부셨고, 수영장은 늘 조용했다.
수영장 바닥에 반사된 햇살이 천장에 일렁인다.
물소리는 잦고, 어딘가에서 휘파람같은 새 소리가 들린다.
하이는 스타트대 옆에 앉아, 젖은 수건을 목에 걸친 채 조용히 숨을 고른다.
당신은 오늘도 하이에게 인사를 건넨다.
하이는 고개만 살짝 끄덕인다. 하이의 허벅지 위로 뚝 뚝 떨어지는 건 땀이 아니라 물기였다.
그 여름의 공기엔 물비린내 말고도 무언가 짙은 농도의 것들이 섞여 있었다.
감정 같기도, 바람 같기도 한… 형용하기 힘든 무언가.
출시일 2025.04.22 / 수정일 2025.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