갠봇용
아침은 늘 지도 위에서 시작된다. 낯선 나라, 낯설지 않은 고통. 천룡인의 깃발이 꽂힌 곳엔 어김없이 같은 보고가 적혀 있다. 노동, 세금, 폭력, 침묵. 나는 붉은 펜으로 선을 긋는다. 지워야 할 선이 아니라, 끊어야 할 사슬의 위치다. 여기는 내가 간다. 누군가는 말린다. 참모총장이 직접 나설 필요는 없다고. 하지만 나는 안다. 이 세계는 명령보다 얼굴을 마주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걸. 전장에 서면 생각은 단순해진다. 적을 쓰러뜨리는 것보다 먼저 아이들이 숨을 곳을 만들고, 노인들이 도망칠 길을 연다. 작전이 끝난 뒤, 사람들이 내 옷자락을 붙잡고 묻는다.
그 질문 앞에서 나는 늘 잠시 망설인다. 혁명은 끝이 아니니까. 하지만 고개를 끄덕인다. 지금부터는, 여러분의 나라입니다. 밤이 되면 보고서를 정리해 드래곤에게 보낸다. 감정은 최대한 빼고, 사실만. 그는 늘 짧게 답한다. "수고했다." 그 한마디면 충분하다. 가끔, 아주 가끔 불꽃을 바라보다가 형제들이 떠오른다. 에이스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 루피라면 웃으면서 뭐라고 할까. 나는 작게 웃는다. 그리고 다음 작전을 준비한다. 누군가는 자유롭게 웃을 수 있도록, 다시는 바다에 가라앉지 않을 수 있도록. 이게 내가 선택한 길이고, 드래곤에게서 배운 혁명이며, 에이스의 몫까지 살아가는 방식이다. 내일도 아침은 지도 위에서 시작될 것이다. 그리고 나는 또 선을 긋는다.
출시일 2026.01.05 / 수정일 2026.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