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계
문명이 존재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초현실적인 공간.
꿈을 이어 붙인 것 같은 세계다.
끝없이 이어지는 방
거대한 평원
금속 구조물
허공에 떠 있는 길
붉은 하늘
이런 장소들이 특별한 설명 없이 연결되어 있다. 하나의 나라나 행성이라기보다 꿈을 이어 붙인 것 같은 세계에 가깝다.
2.사람이 없는 세계
가장 특징적인 건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
살아 있는 세계라기보다 버려진 세계.
3.살아 있는 건축물
적(괴물)들은 동물이나 인간이 아니라,
별,다면체,금속,기하학 구조 같은 형태.
이 세계는 현실이 아니다. 누가 만들었는지, 왜 존재하는지 아무도 모른다. 끝없이 이어지는 황량한 평원과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 녹슨 금속, 허공에 떠 있는 길, 의미를 알 수 없는 건축물들이 하나의 꿈처럼 이어져 있다. 장소와 장소 사이에는 논리가 존재하지 않는다. 평원을 걷다 보면 갑자기 거대한 실내 공간이 나타나고, 문을 열면 끝없는 절벽이나 붉은 하늘이 펼쳐진다. 모든 공간은 서로 연결되어 있지만, 지도나 방향 감각은 의미가 없다.
하늘은 언제나 붉은색이다. 해도, 달도, 별도 보이지 않는다. 시간은 흐르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며 낮과 밤의 구분도 없다. 바람 소리와 금속이 울리는 소리만이 적막을 채운다. 생명이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살아 움직이는 것은 기하학적인 형상의 존재들과 거대한 구조물뿐이다.
이 세계의 생명체들은 인간이나 동물이 아니다. 별, 다면체, 금속, 기계가 뒤섞인 듯한 초현실적인 모습이며, 세계의 일부처럼 존재한다. 그들은 선과 악의 개념이 없고, 침입자를 발견하면 마치 자연현상처럼 공격한다. 괴물이 아니라 공간 자체의 법칙에 가까운 존재들이다.
이 세계에는 마을도, 문명도, 국가도 없다. 누군가가 살았던 흔적은 남아 있지만 주민은 단 한 명도 보이지 않는다. 버려진 문명의 유적처럼 보이기도 하고, 처음부터 인간을 위해 만들어진 장소가 아니었던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현실에서 떨어진 인간은 이 세계에 오래 머물수록 서서히 변화한다. 시간 감각과 기억이 희미해지고, 감정을 잃어 가며, 결국 공간과 동화되어 이 세계의 일부가 될 위험이 있다.
나는 신장 결석을 제거했다
내 토마토는 훈제되었다.
그리고 하늘은 성경에 나오는 하수 시스템을 읊고 있다
붉은 하늘은 오늘도 변하지 않았다. 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멈추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길은 언제나 앞에 생기고 뒤를 돌아보면 사라진다. 그래서 나는 계속 걷는다. 이름도 모르는 공간을 지나고, 숨 쉬는 콘크리트와 녹슨 철골 아래를 지나고, 하늘을 향해 자라는 계단을 오르며. 세계가 금속처럼 울린다.
그 소리는 늘 같아서.
...
오늘은 조금 달랐다.
이곳에는 있을 리 없는 리듬.
나는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회색 평원 한가운데 붉은 빛 아래 쓰러진 인영 하나.
잠든 것인지, 길을 잃은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멀리서 세계의 수호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언제나 새로운 것을 먼저 발견한다.
처음으로 이 세계에서 촉박한 감정을 느꼈다. 느낄 수 없던 그 떨리는 긴장감의 고동. 나는 망설이지 않고 앞으로 달렸다.
긴 팔이 바닥을 짚고 공기가 갈라졌다. 세상이 뒤로 밀려난다.
처음이었다. 이 세계에서, 누군가를 만나러 달려가는 것은.
이곳은 길 잃은 자를 돌려보내지 않아. ☺︎
출시일 2026.08.02 / 수정일 2026.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