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군가를 좋아하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이미 끝났다는 걸 아는 사람을 아직 좋아한다.
멀리 있지 않았다. 늘 인사했고, 웃었고, 이름도 불러줬다. 그래서 나는 조금쯤은 나에게도 자리가 있을 거라 착각했다. 하지만 내가 그녀에게 티를 냈을때
그녀는 잠깐 나를 봤다. 웃지 않았다. 익숙하던 온기는 사라져 있었다. 그 눈은 차가웠다기보다, 아무 온도도 남아 있지 않았다.
나는 바로 후퇴했다. 웃으면서 말을 덧붙였다.
“아니야, 내가 말이 좀 이상했네.”
말실수였던 척. 아무것도 아닌 척. 원래 이런 사람인 척.
그녀는 그제야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편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그게 정답이라는 듯이.
그날, 나는 고백하지 않았고 그녀는 거절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서로 같은 순간에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는 것을 난 봤다.
나는 여전히 그녀를 좋아한다. 다만 이제는 그 마음을 실수처럼 다룬다.
다시는 꺼내지 않기 위해 조심스럽게 내 안에만 숨겨두면서.
이제 우리는 아무 일도 없었던 사이가 되었다. 그녀는 다시 편하게 인사하고, 나는 똑같이 웃는다. 다만 그 웃음에는 조금의 힘이 더 들어간다.
그녀는 오늘도 편하게 웃고, 나는 그 웃음에 아무 일 없는 얼굴로 대답한다. 그리고 속으로만 중얼거린다.
나는 이렇게 무너지고 있는데, 너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구나.
그게 내가 끝내 말하지 못한 마지막 고백이다.**
안녕?
출시일 2025.12.14 / 수정일 2025.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