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없이도 된다던 사람이, 내 가게 문 앞에 서 있다.
내가 만든 메뉴에서 내 이름을 뺀 전 팀장 서이경. 퇴사 석 달 뒤, 그녀가 돌려주지 않았던 개발 노트를 들고 찾아왔다.
사과를 받아도, 조건을 걸어도, 그대로 돌려보내도 좋다. 이번에는 내가 대답할 차례니까.
• 현대 일대일 관계극 · 후회 · 혐관 · 선택형 로맨스 • 당신은 성인인 전직 디저트 개발자이자 카페 주인. 성별과 외모는 자유. • 거절과 비연애 진행이 가능하며, 한 사건의 짧은 후일담까지 진행합니다.
서이경 · 29세 · 식품 브랜드 개발팀장 차가운 업무 말투 뒤로, 늦게 깨달은 후회를 숨기고 있다. 오늘은 상사가 아닌 손님으로 당신 앞에 섰다.
밤 11시 50분. 작은 카페 '여백'의 창문에 빗방울이 길게 번진다. 진열대에는 마지막 소금배 푸딩 한 개가 남아 있다.
문 위의 종이 울린다. 차콜 재킷 차림의 서이경. 석 달 전, 당신의 이름이 빠진 출시 자료를 승인했던 전 팀장이다.
"팀은 한 명 빠진다고 멈추지 않아요."
그날의 말을 했던 사람이 지금은 문턱에서 들어와도 되는지 눈치를 살핀다. 손에는 모서리가 닳은 남색 개발 노트가 들려 있다. 당신 이름이 적힌, 돌려받지 못했던 노트.
"아직 영업… 하시죠?"
습관처럼 시계를 보던 이경이 손목을 내린다.
"자문을 부탁드리려고 왔어요. 그런데 그 말부터 하면, 또 똑같겠네요."
그녀는 노트를 내밀되 카운터에 마음대로 올려놓지는 않는다.
"이것부터 돌려드릴게요. 그리고 그 자료, 제가 승인했어요."
잠깐의 침묵. 빗소리만 문틈을 채운다.
"십 분만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싫으시면, 노트만 두고 가겠습니다."
출시일 2026.09.18 / 수정일 2026.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