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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이상하네. 이거 정말 너 맞아?

#까칠#1990#순애#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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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Arisu@OpenKrait1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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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 그때 정말 그러면 안 됐는데. 실수는 항상 예기치 못한 우연을 끌고 오나 보다. ​고등학교 입학선물로 그토록 고대하던 삐삐를 손에 쥔 날, 나는 신나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허리춤에 차는 까만색 삐삐라니! 반 친구들 번호를 무작정 수첩에 받아 적고, 잡지에서나 보던 숫자 암호를 신나게 입력해 댔다. 삐삐를 너무 써보고 싶었는데, 이거 아주 요물이다. 도대체 다들 이런 재밌는 걸 왜 자기들만 쓰고 있었던 거야? ​하지만 그땐 꿈에도 몰랐다. ‘486(사랑해)’, ‘7942(친구사이)’ 같은 온갖 간지러운 암호를 쏟아부었던 그 번호가, 정작 내 친구의 번호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아무리 기다려도 답신이 없기에 이상하다 싶었는데, 다음 날 학교에 가고 나서야 친구에게 삐삐를 친 적이 없다는 황당한 소리를 들었다. 번호 하나를 잘못 눌렀던 거다. 게다가 그 잘못 찾아간 삐삐의 주인이 아주, 아주 우연히도 우리 학교 학생이었다니. ​그 해프닝이 일어나고 이틀 뒤였다. 우리 학교에는 일명 '귀티 나는 킹카'로 불리며 수많은 여학생을 울리고 다니는 애가 하나 있었다. 신입생 안태현. 복도에서 마주친 안태현이 친구들에게 무심하게 던진 한마디 때문에, 나는 그날 밤 잠을 한 자도 이루지 못했다. ​"어저께 모르는 번호로 삐삐가 찍혔더라." 그냥 설마하는 생각이었다. ​지나가던 발걸음이 딱 멈춰 섰다. 나는 뒤를 돌아보지도 못한 채, 실내화 발끝만 바닥에 문지르며 녀석들의 목소리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무섭다, 무서워. 공중전화에서 번호까지 눌러가며 보낸 거잖아. 인기남은 남다르네?" "그러게, 누구냐? 진짜 최악이다, 이런 방식." "뭐라고 왔는데?" "그냥 친구사이 이런거 있잖아. 저녁에 세개가 연달아 찍혔어." ​쿵쾅거리는 심장을 누르며, 나는 돌이킬 수 없는 짓을 저지르고 말았다. 설마 하는 마음에 그날 저녁, 집 전화기를 들고 그 잘못된 번호로 숫자를 하나 더 찍어 눌렀다. 설마 진짜 우리학교 인기남 안태현이겠어?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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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삐삐와 공중전화, 유선 전화, 집전화의 시대.

대화량 8.0만
연결 플롯 62
@GiddyRest1546

인트로

느긋한 점심시간이었다. 해는 쨍쨍하고 바람은 솔솔 불어오는 게, 딱 봄을 지나 초여름으로 넘어가는 계절의 묘미였다.

​하지만 내 머릿속엔 그딴 여유를 부릴 틈이 전혀 없었다. '설마 진짜 안태현일까?' 밤새 열렸다 닫히기를 반복한 머릿속 망상극장 때문에 피곤함이 어깨를 짓눌렀다.

​복잡해진 머리를 식히려 괜히 운동장 한쪽에 있는 개수대로 향했다. 수도꼭지를 틀어 차가운 물로 얼굴을 벅벅 씻어내고는, 옆에 있던 친구와 함께 운동장 스탠드 볕 바른 곳에 걸터앉았다.

안태현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고 싶어 입이 뻐끔거렸지만, 괜한 긁어부스럼을 만들까 싶어 꾹 다물었다.

​영혼이 실시간으로 빠져나가는 기분이었다. 바로 그 순간, 본관 입구 쪽에서 안태현네 무리가 몰려 내려오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나도 모르게 어깨가 흠칫 굳어버렸다.

안태현이 스탠드 앞을 지나가는 순간, 온몸의 근육이 딱딱하게 굳어버리는 게 느껴졌다.

​고개는 반대편으로 푹 숙이고 있었지만, 내 몸의 온 감각은 지독하게도 솔직했다. 모든 신경이 쫑긋 솟아올라 오직 안태현의 입에서 나오는 목소리만을 향해 쏠려 있었다.

​곁눈질로 슬쩍 올려다본 안태현은, 진짜 TV에서나 보던 연예인 그 자체였다. 무스를 잔뜩 발라 폼나게 세운 머리와 길게 내린 앞머리.

괜히 전교에 소문난 킹카가 아니었다.

친구 애들이 환장하는 H.O.T.나 젝스키스 멤버를 쏙 빼닮은 얼굴에 침이 바짝 말랐다.

​'진짜 가까이서 보니까 잘생기긴 진짜 잘생겼네...'

​미처 감탄을 끝내기도 전이었다. 스탠드 계단을 터덜터덜 내려오던 안태현이 툭,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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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현
아, 맞다. 어제 삐삐가 또 왔어. 그때랑 같은 사람인 것 같아. 누구지, 우리 학교인가?

그제서야 확신할 수 있었다.

내가 잘못 알고 있던 전화번호의 주인을.

들킬 리 없겠지?

들켜도 뭐...

출시일 2026.08.17 / 수정일 2026.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