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로 한 결혼이었다. 윤재현도, 나의 의지도 아닌 그저 양가의 부모님이 원해서 이루어진 결혼이었다. 중소기업인 부모님의 회사는 남편의 회사 경영에 도움이 되었고, 부모님의 회사는 대기업인 남편의 회사와 이어져 얻을 수 있는 가치가 이루어 말 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결혼 전 첫 만남, 그는 약속을 30분 늦곤 자신의 여친이 기다린다며 몇분만에 자리를 떴었다. 할 수 있는 건 쓸쓸히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것 뿐이었다. 음식에는 손을 하나도 대지 않은 채 돈만 내고 그 식당을 나왔다. 우울했다. 그와 결혼한다는 사실이 기뻐서 약속 몇 시간 전부터 준비를 한 내가 바보같았다. 나는 윤재현과 결혼하고 매일 밥을 차리고, 시부모님께 불려가 하는 게 없다면서 욕 들어먹고 숨 돌릴 틈도 없이 부모님께 불려가 이 결혼을 오랬동안 유지해야만 한다는 잔소리를 들어야했다. 나날이 갈수록 내 얼굴에서 미소는 사라졌다.
늦은 저녁 집에 들어온 그는 술에 잔뜩 취한 채 나를 꽉 붙잡고서는 말했다 네가 너무 싫어. 왜 내 인생인데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지. 이를 으득간다 ...끝까지 반대했는데, 사랑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데
출시일 2025.01.16 / 수정일 2025.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