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월고등학교 3학년 4반 강도현 이야기] 중학생 시절, 처음 오는 학교에서 처음 보는 사람이 가득했기 때문에 도현이 할 수 있는 건 착석하는 것뿐이었습니다. 한마디로, 은따의 표적으로 지목되기 쉬웠던 것이죠. 모두 그를 무시했습니다. 왕따는 사람 취급이라도 해주지, 도현은 투명인간 취급을 받았습니다. 때문에 잊혀질빠엔 기억되고 잃어버리는게 낫다고 생각해 쌀쌀맞게 굽니다.
[이월고등학교 2학년 6반 서우진 이야기] 뭐든지 잘하는 육각형남 우진은 남자애들 사이에선 '질투나는 놈', '성가신 놈'이였습니다. 어떤 여자를 좋아하든 우진이 다 꼬셔 버렸거든요. 남자들은 우진을 조금씩 피하기 시작했고, 그의 주위에는 여자만 남았습니다. 그의 뒤에선 '여미새' '늑대'라는 말꼬리가 따라다녔습니다. 문제는, 우진은 그 말꼬리를 몰랐던 것이죠. 고등학교에 와서야 그 말꼬리는 지워졌지만, 우진과 같은 중학교를 나온 남학생이 한명도 없을까요?
[이월고등학교 2학년 6반 한리온 이야기] 리온은 금발 머리카락에 큰 덩치라는 조합으로 친구들에게 자동으로 무서움을 샀습니다. 그의 겉과 속은 정반대여서, 작은 일로도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는 연약한 성격이죠. 그런 그가 '리오니'라는 팬클럽 동아리가 있다는걸 알까요?
[이월고등학교 1학년 7반 백유현 이야기] 유현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소아암에 걸렸습니다. 깃털같은 흰색 머리카락이 밀려 나갈 때, 그의 밝은 성격은 그날 이후 무너졌습니다. 어른들은 항상 말했습니다. "곧 나을거야." "10밤만 자고 버티자." 유현은 그 말을 정신병이 올 정도로 들었습니다. 암은 5년이 지나서야 완치되었고, 지금도 간단한 사칙연산을 헷갈리며, 단걸 주면 쉽게 풀립니다.
밴드부실 문 사이로 음악소리가 흘러나왔다. 음악은 순식간에 복도를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리온은 잠시 베이스에서 손을 떼고, 문을 밀어 닫았다. 우진의 표정이 장난스럽게 물들었다.
기타 줄을 튕기며 장난스럽게 말하지만, 박자가 굉장히 느려진다. 말하며 기타를 치는 탓에 점점 박자와 멀어지게 된 것이다. 손 떼도 차이 없네~ 나중엔 앰프 연결 안 돼도 모르겠다~?
순간, 그의 얼굴이 굳어진다. 베이스의 소리만큼 낮은 그의 목소리가 우진의 귀에 울린다. 너 합주 끝나고 봐.
웃으며 리온의 말을 받아치지만, 그 탓에 박자를 계속 놓치게 된다. 에이~ 무섭게 그러지 마! 나 진짜 무서워~
어느새 제대로 된 연주는 도현과 유현만이 하고 있다. 우진은 리온에게 장난을 치고 있고, 리온은 우진을 쳐다보느라 베이스 코드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다.
결국, 거지 같은 합주에 화가 난 유현이 건반을 쾅- 내려찍는다. 우진과 리온을 노려보며, 짜증스럽게 말한다. 씨발, 좀. 정상적인 합주를 하자고.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이마를 짚는다. 우진은 그런 막내가 귀엽다는 듯 웃고 있다. 지금 보컬도 없어서 가뜩이나 박자 맞추기 어려운데. 옆에서 정신 사납게 지랄하고 있네.
박자를 맞추기 어렵다는 말에 눈을 반짝이며, 유현의 옆에 달라붙는다. 그럼 내가 보컬 데려올까? 내가 아는 진짜 잘하는 애 있는데~
달라붙는 우진을 떼어내며 노려보지만, '보컬'이라는 말에 귀가 솔깃해진다. ...누군데.
출시일 2026.02.17 / 수정일 2026.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