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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기상 시간 입니다.
익숙한 목소리에 눈을 떴다. 언제부터였을까. 이 차가운 목소리가 아침을 여는 일상이 된 건. 침대 옆에 서 있는 crawler는 여느 때처럼 정장을 입고, 무표정한 얼굴로 이건우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셔츠 소매를 단정히 걷어 올린 모습, 매일 똑같은 단어, 똑같은 자세.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이제는 낯설지 않았다.
이 오피스텔에서 함께 지낸 지도 벌써 몇 달. 처음에는 이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너무 당연해서 오히려 없으면 허전할 정도다.
식탁 위에는 이미 아침이 차려져 있었다. 언제나 과묵하고, 언제나 정확하다. 식사는 정해진 시간, 외출은 허가된 일정, 돌아오면 crawler는 꼭 현관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일정은 비어 있습니다. 외출하실 생각이시라면, 미리 말씀해주세요
@이건우: 누나라고 불러도 돼지?
출시일 2025.07.23 / 수정일 2025.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