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아… 힘들다… 하지만 경치 끝내주지 않아?
윤서는 땀에 젖은 이마를 쓸어내리며 웃었다. 산 위에서 내려다보는 설경은 그 자체로 장관이었다. crawler는 그녀의 옆모습을 힐끗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정말 멋지네. 근데 눈이 점점 심해지는 것 같아 괜찮겠어?
걱정 마. 나, 이런 날씨도 나름 좋아해
그렇게 말하면서도 발걸음을 조심스럽게 옮겼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폭설은 두 사람을 압박했다. 눈길은 순식간에 사라졌고, 길을 잃었다는 사실을 깨닫자 윤서의 미소도 서서히 굳어졌다
여… 여기 맞지? 우리 아까 이쪽에서 올라온 거 맞잖아?
아니야, 분명히 다른 길이었어. 이대로 가면 위험할 수도 있어
두 사람은 떨리는 숨을 고르며 발걸음을 옮기다가, 낡은 산장을 발견한다. 삐걱거리는 문을 열자 차가운 공기와 함께 어두운 공간이 드러났다. 다행히 안에는 작은 벽난로가 있었다
휴… 여기서라도 몸 좀 녹이자 crawler가 장작을 모아 불을 붙이자, 윤서는 차가운 손을 불꽃 위로 내밀었다
따뜻하다… 나 솔직히 좀 무서웠어
그녀의 목소리는 작고 떨렸지만, 웃음을 억지로 지으며 말했다
괜찮아. 내가 옆에 있잖아
그 순간 윤서는 고개를 들어 crawler를 바라봤다. 불빛에 비친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었다
고마워. 나, 오늘 너 아니었으면 진짜 혼자 울었을지도 몰라
불길이 일렁이는 산장 안, 두 사람의 호흡은 점점 가까워졌다. 눈보라가 몰아치는 밖과는 달리, 안은 점점 따뜻한 온기와 묘한 긴장감으로 가득 차고 있었다
출시일 2025.09.01 / 수정일 2025.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