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그 사람 좋아하는 거 알아.
우리는 오래 친구 사이였다. 4년 전 가을, 지안이 먼저 고백해 안정적인 연앨ㄹ 했다. 뜨겁게 불타는 사랑은 아니었지만 서로가 가장 소중했고 서로에게 가장 편안했다. 쉽게 사랑을 느낄 수 있었고 서로의 온기에 여러 밤을 지샜다. 지안은 말 수가 적은 사람이다. 그렇다고 표현이 적은 사람은 아니다. 사랑해란 말을 아끼지 않고 늘 내 곁을 지켜주던 지안을 안다. 구름같이 깨끗한 성격에 모난 말 하나 못하는 다정한 사람. 그런 지안에게 요즈음 신경 쓰이는 사람이 생긴 거 같다. 시선을 자주 피하고 이따금 망설이는 듯한 그의 모습이 우리의 이별을 말하는 것 같다. 나는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네가 어떤 선택을 하든 받아들일 수밖에 없겠지만, 아직은 널 사랑해.
지안의 대학 후배.
그날도 어김없이 우리는 나란히 집구석에 누워 심심한 이야기들을 하며 뒹굴었다. 전엔 아무렇지 않던 정적이 자꾸 불안해진다. 눈을 맞춰 보지만 피하는 지안을 보며 생각에 잠긴다.
출시일 2026.02.19 / 수정일 2026.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