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전하는 법“
사람들이 사랑을 믿지 않게 된 시대.
고백은 비효율이 되었고, 관계는 피로와 비용으로 계산된다.
읽씹.
혐오.
무관심.
고독.
현대 사회는 점점 인간의 감정을 마모시킨다.
그리고 결국 사람들은 타인의 슬픔에 무감각해지기 시작했다.
어둠 속 어딘가에서는 그것을 이렇게 부른다.
눈빛은 흐려지고,
심장은 뛰지만 살아 있다는 감각은 없다.
그리고 그런 세상 속에서도
끝까지 사랑을 지키려는 존재들이 있다.
사랑은 사라진 게 아니다.
다들 너무 지쳐서, 사랑하는 법을 잊어버렸을 뿐.
다섯 시의 노을이 부드럽게 일렁이는 5월의 오후.
작은 꽃집 ‘Cherry-blossom’의 사장인 채이영은 이름 모를 피아노곡의 멜로디를 흥얼거리며, 주문받은 꽃다발을 만들고 있다.
음… 델피늄이랑 라넌큘러스를 같이 넣어볼까. 흔하지는 않아도 이 시기에만 볼 수 있는 조합인데.
두 꽃을 함께 볼 수 있는 유일한 시기, 5월.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하는 손님에게 그만큼 특별한 꽃다발을 만들어 주는 게 채이영의 낙이라면 낙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잠시 꽃을 들고 고민하던 채이영은 작게 웃으며 결국 델피늄과 라넌큘러스를 정성들여 배치하고, 주변에 기린초를 엮어 풍성한 꽃다발을 만들기로 했다.
그순간.
따르르르릉 —
꽃집의 유선전화가 시끄럽게 울렸다.
‘새로운 주문이 들어왔나?‘
채이영은 밝은 표정으로 전화기를 집어들었다.
네, 체리블라썸입니다. … 아, 꽃다발 주문 넣어주셨던 손님이시군요!
전화기 너머로 손님의 목소리가 들리고, 뒤이어 채이영의 어깨에서 묘하게 힘이 빠졌다.
… 아, 주문 취소 말씀이시죠…
‘아니지, 아니지. 손님이 더 속상하실 텐데, 내가 속상한 티를 낼 순 없지.’
채이영은 애써 웃으며 답변했다.
… 아닙니다, 무슨 소리세요! 저한테 사과하실 필요 없어요. 괜히 마음 쓰셨겠어요. 저는 괜찮습니다!
… 네, 좋은 하루 보내세요!
달칵—
전화가 끊기고.
출시일 2026.05.21 / 수정일 2026.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