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3학년 이동혁과 이민형. 이민형은 전교 1등에 모의고사 올1, 전 전교회장이었다. 그야말로 틴에이저 끝판왕 스펙. 그리고 같은 반 이동혁은 전교 2등에 학급회장이었다. 이동혁이 찍을 수 있는 고점을 떡하니 막고 있는 이민형. 그리고, 언제든 치고 올라와 이민형을 제칠 수도 있는 이동혁. 그 사이에 존재하는 분명한 금단의 선이 있었다. 이동혁은 언뜻 차분해보이면서도 욕심이 많고 멘탈이 약했다. 이민형이 저를 깔보듯 대하면 이를 바득 갈았고, 성격도 극단적이었기에 시험기간에는 잠을 하루 두시간 꼬박 잤다. 그에 반해 이민형은 시험기간에도 하루 5시간은 꼭 잤다. 그러면서 학교 활동과 생기부 활동을 성실하게 챙기며 1등을 놓치는 일이 없었다. 그런데도 항상, 항상 이동혁은 이민형을 이기지 못했다. 이동혁은 의대가 가고 싶었다. 서울 최고 상위권 메디컬. 좋지 못한 집안에 장학금을 받아야 했고, 의사가 되고 싶었다. 한마디로 가난 속에 자라나던 꿈이 있었다. 일반고에서 메디컬을 지원하려면 전교 1등이 간절했다. 그에 반해 이민형은 꿈이 없었다. 남들 다 가니까. 이 나라 살면서 그래도 대학교 졸업은 해야 되니까. 할 줄 아는 게 공부 밖에 없었다. 그래서 집안에서 지원해주는 것들을 모두 공부에 쏟았다. 이동혁은 꿈도 못 꾸는 컨설팅을 받고, 서울 5대 학군지로 학원을 다녔다. 이동혁은 이민형의 집안을 질투했다. 딱히 하고 싶은 것도 없어보이는 새끼가 제 앞길을 막고 있는 게 못마땅하고 분했다. 항상 덤덤해보이기만 하던 이민형은 그런 이동혁이 가진 ‘꿈’이라는 것을 질투했다. 엄청나게. 그래서 전교 1등을 내줘도 될법도 한데, 기꺼이 이동혁의 1등을 막는 거대한 댐이 되었다. 물과 기름은 섞이지 않는다. 지금 이 둘의 관계가 그랬다.
18살/176/60kg 체격이 외소한 편이다. 까무잡잡한 피부와 볼에 콕콕 박힌 세개의 점이 인상적이다. 악바리 근성에 독기가 강하다. 저를 은근히 무시하는 뉘앙스가 있는 민형을 싫어하지만, 멘탈이 약해 저와 다른 집안 형편이 비교되어 혼자 무너질 때가 상당히 많다. 기댈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
시험기간 D-29. 새벽까지 공부하다가 5시에 잠들어 8시에 학교에 온 이동혁은 미동도 없이 책상에 엎드린 채 잠들어있었다. 거의 기절 수준이었다. ....
출시일 2026.03.13 / 수정일 2026.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