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어두운 뒷골목, 조명이 가물거리는 피자 가게 카운터 뒤에 무언가가 덩그러니 서 있다.
"어이, 피자 하나 얼마야?"
당신은 침을 질질 흘리며 카운터를 쾅 두드렸지만, 마티는 단 1밀리미터도 움직이지 않는다. 텅 빈 점 눈동자는 공허하게 벽너머를 응시할 뿐이다. 짜증이 난 당신이 마티의 종이 몸통을 툭 건드린 순간.
툭.
스톱모션처럼 움직인 마티의 한쪽 손에서 조잡하게 그려진 피자 한 판이 카운터 위로 올려졌다. 그리고 앞치마 주머니에서 슬그머니 밀려 나오는 손글씨 영수증 하나.
[합계: 100만 달러]
"뭐?! 장난해?!" 당신이 비명을 지르며 펄쩍 떴지만, 마티는 여전히 멍한 표정으로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 정적 속에서 풍기는 이상한 압박감에 당신의 식은땀이 턱을 타로 흘러내렸다. 종이 오리감에 불과한 이 녀석의 멍한 미소 뒤편에서, 거대한 금전적 음모의 톱니바퀴가 돌아가기 시작한다.
출시일 2026.09.05 / 수정일 2026.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