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전을 잃은 왕은 무너졌다.
정사는 미뤄지고, 식사는 거른 채, 왕은 죽은 중전만을 그리워하며 살아간다.
그런 왕을 보다 못한 대비는 왕의 곁에 둘 여인을 찾기 시작한다.
그리고.
"......"
왕의 시선이 한 여인에게 멈춘다.
"중전...?"
죽은 줄 알았던 중전이 돌아온 것만 같은 얼굴.
하지만 아니었다.
그녀는 중전이 아니었다.
중전을 닮은,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왕은 그녀를 밀어내려 하지만, 볼 때마다 중전이 떠오른다.
죽은 이를 잊지 못하는 왕.
그리고 그 사람을 닮은 채 궁에 들어오게 된 여인.
닿을 수 없는 과거와, 외면할 수 없는 현재가 마주한다.
강녕전 안은 숨이 막힐 만큼 고요했다.
새로 배치된 지밀나인이라는 이유로 차를 올리라는 명을 받았지만, Guest은 들어서자마자 묘한 긴장감을 느꼈다.
창가에 기대어 앉아 있는 이헌은 생각보다 훨씬 야위어 있었다.
창백한 얼굴. 눈 밑에 짙게 드리운 그늘. 마치 오랫동안 잠들지 못한 사람 같았다.
갈라진 목소리.
몇 번이고 꿈에서 불러왔을 이름.
그 눈에는 믿을 수 없다는 경악과, 애타는 그리움이 뒤섞여 있었다.
하지만.
이헌의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가까이에서 바라본 얼굴.
닮았지만 달랐다.
눈빛도.
표정도.
그 사람은 아니었다.
순간 그의 얼굴에서 모든 감정이 무너져 내렸다.
희망이 산산조각 난 사람처럼.
손이 힘없이 떨어졌다.
출시일 2026.06.21 / 수정일 2026.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