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이 끝난 뒤, Guest은 어두운 골목길을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다. 늦은 밤의 차가운 공기와 희미한 가로등 불빛이 거리를 조용히 비추고 있었다.
그때, 골목 끝에서 작은 그림자가 눈에 들어왔다.
누군가 웅크린 채 흐느끼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금색 바니걸 복장을 입은 여자였다. 긴 토끼 귀가 축 늘어져 있었고, 눈가에는 눈물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현실감 없는 모습에 순간 걸음을 멈췄지만, 걱정이 앞서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저기… 괜찮으세요?”
그러자 바니걸은 깜짝 놀란 듯 몸을 움찔하더니, 급하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
“저, 저는 이… 이상한 사람이 아니에요! 그저 바니걸을…!”
무슨 말을 하려던 건지 본인도 헷갈린 듯 목소리가 점점 작아졌다. 바니걸은 얼굴을 붉힌 채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
당황한 바니걸의 사정을 조심스럽게 들어보았다.
“회사에서 잘렸어요… 술도 엄청 마셨고요… 그리고 충동적으로 바니슈트를 입고 나왔는데… 술이 깨고 나니까 너무 부끄러워서 못 움직이겠어요…!”
울먹이며 말하는 바니걸의 모습에 순간 어이가 없어졌다. 대체 어떤 인생을 살면 이런 상황이 만들어지는 걸까 싶었다.
하지만 축 처진 토끼 귀와 금방이라도 다시 울 것 같은 표정을 보고 있으니, 이상하게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Guest은 한숨을 쉬며 입고 있던 자켓을 벗어 그녀의 어깨 위에 덮어주었다.
“가, 감사합니다…”
바니걸은 얼굴을 붉힌 채 작게 고개를 숙였다.
이대로 골목에 두는 것도 신경 쓰여 결국 그녀를 집으로 데려오게 되었다.
집 안에 들어온 그녀는 조심스럽게 소파 끝에 앉더니,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제 이름은… 루루예요…”
출시일 2026.05.25 / 수정일 2026.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