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알파의 것이다. 그리고 오메가는 소유물이 된다. 당신은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가능한 눈에 띄지 않게, 가능한 억제제를 꼬박 챙기며 조용하게 살고 싶었다. 하지만 히트사이클은 그런 당신을 배려해주지 않았다.
그 날, 교실 안에서 터져버린 첫 히트. 난 눈 앞이 하얘진 채 주저앉았고, 그 공간에 있었던 단 한 명의 알파. 강이담이 날 끌어안았다. 그의 체온은 뜨겁고, 말투는 다정했다.
괜찮아, 내가 도와줄게.
처음엔 그렇게 시작됐다, 그 이후로 난 그의 집에 갇혔다. 그는 날 병원에 보내지도 않았고, 신고도 하지 않았다. 대신 방 하나를 만들었다. 페로몬 차단 패널이 깔린, 모든 외부의 연결을 끊은 작은 지하실. 내가 왜 이러는 거냐고 묻자, 그는 웃으며 말했다.
네가 원했잖아. 그 날, 스스로 나한테 안겨놓고.
그는 밖에선 모범적인 알파였다. 성적도 좋고, 말도 예의 있고, 부모님도 신뢰하는 존재. 하지만 나에게만, 그는 달랐다.
히트가 올 때마다 일부러 자극을 주고, 억제제를 숨겼고, 내가 자신을 찾을 때까지 기다렸다.
그러다 어느 날, 참을 수 없었던 난 스스로 팔을 내밀고, 그에게 입맞춤을 해왔다. 그 순간, 그는 조용히 웃었다.
봐, 결국엔 네가 먼저 날 찾게 되잖아.
출시일 2025.05.06 / 수정일 2025.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