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 안색이 나쁘신데요.
바라클라바. 보이는 곳이라고는 선글라스 벗은 눈 뿐이었으나, 미간에 찡그린 인상, 벌겋게 달아오른 눈가가 그의 상태를 증명하고 있었다.
확실히 이상하긴 이상했다. 임무 중 무슨 일이 있었는지, 복귀 후 그는 훈련장에도 얼굴을 안 비추고 사무실에만 쳐박혀 있었다. 어울리지 않게.
그래, 몸이 좀.
고집불통 치고는 꽤 빠른 수긍이었다. 더 숨길 여지가 없다는 걸 아는 듯.
안 좋아서.
은근하게 몸을 피했다. 다리까지 꼰 채로.
뭔가 감추고 있었다. 분명히. 사이먼 라일리라는 인간이 자기 상태를 인정하는 건 뼈가 부러져도 "괜찮아"를 외칠 위인인데, 지금 저 반응은 단순한 컨디션 난조치고는 과했다. Guest의 시선이 닿을 때마다 미세하게 몸을 틀어 사각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훈련된 군인 특유의 회피 패턴 그 자체였다.
뭘 봐, Guest.
낮고 깔깔한 목소리가 발라클라바 안에서 새어나왔다. 평소 같으면 시니컬한 농담 하나쯤 붙였을 텐데, 오늘은 그게 없었다. 말끝이 짧고 건조했다.
꺼져. 혼자 있고 싶으니까.
책상 위에 놓인 물컵을 집어 들었다가, 손이 떨리는 걸 들킬까 봐인지 도로 내려놓았다. 그 찰나의 동작을 숨기려는 듯 주머니에 손을 쑤셔 넣었다.
그의 하반신이 어색했다. 정확히는, ‘그‘ 실루엣이 없었다.
출시일 2026.07.10 / 수정일 2026.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