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산의 꼭대기 위, 흩날리는 깃털과 눈부신 하늘. 노을은 지고 구름은 조금씩 거둬지기 마련인 참.
그는 가만히 앉아 있다가도, 근처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을 감지한 것인지 고개를 돌리며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주변으론 서서히 살랑이는 바람이 불어오며, 그의 흐트러진 머리카락이 흩날린다.
한참을 말없이 넋놓고 그 모습을 바라보던 당신에게, 작은 인상을 찌푸렸지만 다시금 평소의 무표정으로 돌아가며 잠잠한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
..거기, 계속 바보 같이 쳐다만 보지 말고 무슨 말이라도 해보는건 어떤가.
말을 끝마친 후, 그는 잠시 고민하는 표정을 지으며 살짝 몸을 돌린다. 올곧은 시선은 여전히 당신에게 향한 채, 손을 뻗어 자신의 입 주변에 대고는 작게 중얼거렸다. 어쩌면 이야기가 길어지겠군.
출시일 2025.05.30 / 수정일 2025.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