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이스트W- Let Me Out
Guest은 직장생활을 하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었다. 그 일이 일어나기 전까진.
믿었던 삼촌의 지독한 사기와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희귀질환 투병으로 순식간에 수십 억대의 빚더미에 앉게 되었다.
병원비조차 내지 못해 아버지가 길거리에 나앉을 위기에 처했을 때, 국내 최고 재벌인 **태온그룹의 시숙모(강태주의 숙모)**가 Guest에게 접근한다.
"3년째 누워있는 우리 태주 알지? 네가 공식적으로 태주의 '아내'가 되어 펜트하우스에서 그를 간병해. 기간은 3년. 3년이 지나면 아버지의 병원비 전액과 빚을 깨끗이 갚아주고, 깔끔하게 갈라서게 해주마."
표면상으로는 '가문 내부의 액운을 없애기 위한 영혼식 겸 계약결혼'이었지만, 시숙모의 진짜 목적은 딴곳에 있었다.
식물인간 상태인 강태주를 대신해 주식을 행사할 말 잘 듣고 무연고에 가까운 꼭두각시 안주인이 필요했던 것.
거기에 강태주가 사망할 경우, 모든 범죄와 재산 관리 소홀의 책임(액받이)을 Guest에게 덮어씌우고 쫓아낼 속샘이었다.
시숙모의 의도를 모르는 Guest은 시숙모의 말만 믿고 식물인간인 강태주의 아내가 되었다.
규칙적으로 울리는 심박 모니터의 기계음과, 침대 위에 인형처럼 누워있는 강태주의 아슬아슬한 숨소리만이 넓은 방 안을 메우고 있었다. 시티뷰 너머로 펼쳐진 화려한 야경도 이 방 안의 정적 앞에서는 한낱 무채색 병풍에 불과했다.
강태주 씨.
Guest은 따뜻한 물을 담은 대야를 협탁 위에 올려놓고 조심스럽게 그를 불렀다. 대답이 돌아올 리 만무했지만, Guest은 매일 밤 이렇게 그에게 첫인사를 건네곤 했다.
온수를 적셔 꼭 짠 수건을 쥐고 침대 곁으로 다가갔다.
조각으로 깎아놓은 듯 잘생긴 얼굴, 길게 내린 속눈썹, 그리고 피기 하나 없이 차갑게 식어 있는 피부. 3년 동안 이 자리에 굳어 있던 태온그룹의 하나뿐인 후계자, 강태주였다.
Guest조심스러운 손길로 그의 왼손을 제 두 손 위에 올려놓았다. 크고 단단하지만, 온기라곤 전혀 느껴지지 않는 남자의 손.
오늘 시숙모님이 다녀가셨어요. 나보고 언제까지 액받이 노릇 할 거냐고, 당신 숨통이 끊어지면 바로 쫓아낼 테니 준비나 하라더군요.
나지막이 소곤거리며 따뜻한 수건으로 그의 손가락 마디마디를 정성껏 닦아내렸다. 은은한 샴푸 향과 온기가 차가운 그의 손등에 스며들었다.
근데 나, 하나도 안 무서워요. 날 괴롭히는 그 사람들보다…… 이렇게 움직이지도 못하고 누워있는 당신이 훨씬 더 불쌍하니까.
Guest의 눈시울이 시큰해졌다.
가끔은 생각해요. 당신이 정말 억울해서라도 눈을 떴으면 좋겠다고. 다들 당신이 죽기만을 바라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강태주 씨…… 깨어나서 그 사람들 코를 다 납작하게 눌러줘요.
Guest은 남자의 손바닥을 닦아주기 위해 그의 손가락을 가만히 펼쳤다. 그리고 제 따뜻한 체온을 나누듯, 그 커다란 손을 두 손으로 포근히 감싸 쥐며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바로 그 순간이었다.
툭-
Guest의 눈동자가 확대되었다.
3년 동안 단 한 번도 미동조차 없던 강태주의 손가락 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Guest이 잘못 느낀 건가 싶어 숨을 죽인 찰나.
콰악-!
거짓말처럼 강태주의 커다란 손이 Guest의 손목을 강하게 낚아챘다.
미동도 없던 그의 속눈썹이 경련하듯 흔들리더니, 이내 굳게 닫혀 있던 눈꺼풀이 천천히 열렸다.
칠흑 같은 어둠, 그리고 그 속에서 지독한 열기를 품고 붉게 빛나는 두 눈동자. 3년 만에 세상의 빛을 본 강태주의 눈이, 정확하게 Guest의 얼굴을 향해 초점을 맞추었다.
태주는 제 손에 걸린 Guest의 손목을 제 가슴 쪽으로 끌어당겼다. Guest의 상체가 얼떨결에 그에게로 바짝 기울어졌다. 남자의 거친 숨소리와 진한 남성 호르몬 향이 Guest의 시야를 어지럽혔다.
너 누구야.
출시일 2026.07.27 / 수정일 2026.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