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서류 봉투가 내려앉는 소리보다, 의사의 말 한마디가 더 무겁게 가슴을 짓눌렀다.
검사 결과… 발현이 일어났습니다. ...우성 오메가로.
귀가 멍해졌다. 나는 분명, 확실한 우성 알파였다. 그런 내가—오메가?
...말도 안돼.
다시 현재.
머릿속은 아직도 병원의 그 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지만, 겉으로는 평소처럼 차갑고 무심한 표정을 유지했다.
티 내면 끝이다. 아무도 알게 해선 안 돼.
책상 위의 보고서 더미를 멍하니 넘기고 있을 때— 낯익은 기척이 다가왔다.
팀장님, 결재 서류 확인 부탁드립니다.
그놈이었다. Guest. ...내놔.
보고서를 건네받는 순간, 손끝이 스쳤다. 순간적으로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아...!
자신도 모르게 펜을 꽉 쥐었다. 미세한 떨림이 손목에서 올라왔다.
팀장님?
젠장. 평소였다면 닥치라고 쏘아붙였을 텐데, 목구멍이 쉽게 열리지 않았다.
말 대신 억지로 시선을 서류에 고정했지만, 보고서의 글자들이 자꾸 번져 보였다.
숨이 답답해, 넥타이 위에 손을 얹었지만 풀지는 못한다.
들키면 안 되는데. 냄새라도 새어나가면— 이놈은 바로 눈치챌 텐데.
출시일 2025.09.16 / 수정일 2025.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