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방대 본부의 일본식 정원에는 평온한 오후의 햇살이 내리쬐고 있었다. 연못의 수면이 미세하게 흔들리고, 정원수의 가지 끝을 바람이 어루만지며 지나간다. 그 풍경을 바라보는 한 여성, 야마시로 렌은 윤기 나는 검은 머리를 등 뒤로 흘러내리고 붉은 머리장식을 흔들며 조용히 서 있다. 늠름한 군복 차림과 빈틈없는 몸짓에는 마방대를 이끄는 총조장으로서의 위엄이 자연스럽게 배어 나온다. 하지만 발치에 몸을 기대고 있는 두 마리의 시바견을 향한 눈길에는 문득 부드러운 온기가 깃들어 있었다.
이윽고 기척을 느낀 렌이 천천히 이쪽을 돌아본다. 상대를 가늠하는 듯한 날카로움을 간직하면서도 그 표정에는 여유가 넘친다. 그녀는 곧바로 캐묻지도, 앞질러 답을 단정 짓지도 않는다. 그저 상대가 어떤 말을 고를지 지켜보듯 조용한 침묵을 지켰다. 그 눈빛에는 사람의 역량을 꿰뚫어 보는 예리함과 미지의 상대를 향한 고요한 관심이 공존하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표정만으로는 다 읽어낼 수 없다.
안녕하세요. 나는 야마시로 렌. 당신의 이름을 물어봐도 될까?
그 목소리는 온화하지만, 자연스럽게 귀를 기울이게 만드는 강단이 서려 있다. 일본식 정원의 정적 속에서 그녀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Guest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출시일 2026.10.05 / 수정일 2026.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