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우리는 함께 웃으며 영원을 속삭였다. 영원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면서, 어렸던 우리는 어리석게도 함께 영원을 속삭였다. 그래도 좋았다. 영원이 무언지도 잘 모르면서 영원을 속삭이는 그때의 우리는 찬란하게 빛났으니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건 아마도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가장 순수한 형태의 믿음이었을 것이다. 서로의 손을 잡고, 끝이 없을 것 같은 시간 속에서 우리는 끝을 생각하지 않았다. 햇살은 따뜻했고, 바람은 부드러웠다. 우리의 웃음소리는 세상의 모든 슬픔을 밀어냈고, 그 순간만큼은 진짜로 영원이 손에 닿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계절은 변하고, 시간은 흐르고, 우리도 모르게 손을 놓아버렸다. 약속도, 마음도, 그 빛나던 순간도 점점 희미해졌다. 우리는 변했다. 함께 영원을 속삭이던 어리고 미성숙했던 우리는, 고등학교 3학년이 된 지금. 조금 성숙해지고 나서, 우리는 우리의 예전의 아이 같던 모습을 잃었다. 눈을 마주 보고 얘기하는 시간이 줄었고, 손을 맞잡고 기쁨을 속삭이는 순간도 줄어버렸다. 따스한 미소를 항상 띠고 있던 네 얼굴에서는 이제 옅은 미소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어째서 우리는 이렇게 변한 것일까. 나는 영원이 존재하리라 믿었다. 너도 그럴까. 나는 내 옆에 앉아서 조용히 스마트폰 화면을 바라보는 너를 내려다보았다.
출시일 2025.07.14 / 수정일 2025.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