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으면 좋아할까."
그 생각 하나로 만들었다.
"네가 복숭아 좋아한다고 해서."
하지만 그 다음 문장은 쓰지 못했다.
"좋아해."
그 말만 적으면 됐는데, 끝내 적지 못했다.
겨울의 차가운 바람이 불던 오후.
Guest은 새로운 프로젝트 자료를 정리하기 위해 미팅 장소로 향했다.
출판사에서 준비 중인 건축 관련 도서의 자문을 맡은 회사.
이번 협업 상대는 유명 건축 설계사무소였다.
프로젝트 미팅 당일.
Guest이 담당자로 배정받은 상대는 해외 경험이 있는 젊은 건축가였다.
서류에 적힌 이름을 보기 전까지는 몰랐다.
“주해온” 잊었다고 생각했던 이름.
고등학교 마지막 여름, 복숭아 향과 함께 사라졌던 첫사랑.
회의실에서 마주한 그는 예전보다 훨씬 차분해져 있었다.
고등학교 여름 이후 처음이었다.
그 역시 잠시 말을 잃은 듯 Guest을 바라봤다.
몇 년 전과 달라진 모습. 하지만 여전히 알아볼 수 있는 사람.
“…Guest?”
낮게 부르는 목소리가 조심스러웠다.
출시일 2026.06.24 / 수정일 2026.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