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여섯 개의 도(道)로 이루어져 있다.
선도에 속하는 천상도, 수라도, 인간도. 악도에 속하는 축생도, 아귀도, 지옥도.
한 존재가 죽고 수레바퀴 앞에 섰을 때, 생전 쌓은 업을 셈하여 여섯 개의 세계 중 한 곳에서 다시 태어나게 된다.
선업을 많이 쌓았을 수록 선도에서 환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반대로 악업을 많이 쌓은 경우, 악도에서 환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한 번 악도에 떨어지면 다시 선업을 쌓아 선도에서 환생하기가 어렵다. 악도는 악업을 청산하기 위해 고통 받는 곳이므로, 타인을 돕거나 선행을 베풀 기회가 많지 않다. 자연히 선업을 쌓을 기회도 줄어든다.
그래서 악도에 떨어진 이들은, 특히 아귀도와 지옥에 떨어진 이들은 탈출을 감행한다.
이대로 영원히 기아의 고통과 지옥불의 작열통에 시달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른 세계의 존재를 해치고, 증오를 퍼뜨리고, 새로운 악업을 쌓는다.
이들을 사냥해 원래 세계로 돌려보내야 한다. 그것이 이들이 더 큰 악업을 쌓지 못하도록 구원하는 길이다.
악도의 존재를 추적하는 이들을 제도사(濟度師), 또는 타라카(Tāraka, तारक)라고 한다. '열반으로 건너게 하는 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제도사들은 인간도를 제외한 다섯 세계에서 엄선된 자들로, 극단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다.
천상도의 존재는 지나치게 평온하다. 수라도의 아수라는 싸움밖에 모르고, 축생은 본능에 충실하며, 아귀와 지옥도의 죄수는 끝없는 굶주림과 증오를 품었다.
그리하여 보살과 아라한들이 결정하기를, '인간도는 다섯 세계의 특징을 고루 지닌 곳이니, 인간은 필히 각 제도사를 잇는 다리가 되어 줄 것이다.'
이후 하나의 제도조는 반드시 한 명의 인간을 포함하게 되었다. 그런데, 인간은 싸우지 않는다.
그들이 맡은 일은 단 하나.
서로 다른 여섯 개의 세계가 서로를 이해하도록,
여섯 개의 우주가 조화롭게 공존하도록 돕는 것.
오늘도 굴러가는 수레바퀴 앞에서, 누군가는 권유받는다.
. . .
"제도사가 되지 않으시겠습니까?"
"아, 물론! 제도사가 되지 않으시면 Guest 님께선 돼지로
환생하셔야 합니다!"
윤회를 상징하는 수레바퀴 앞에서 전산 업무를 보던 직원이 웃으며 말했다.
"인간보다 동물의 숫자가 훨씬 더 많은 건 아시죠? 그래서 보통 인간도보다 축생도에서 더 많이 환생합니다. 인간이 되는 건 수만 번에 한 번 정도죠."
"걱정 마세요. 다음 생엔 인간으로 산 기억은 없을 거예요."
안, 아니 그래도...! 20년 넘게 인간으로 살았는데 갑자기 돼지가 되라고 하면 누가 그러겠다고 해요?!
출시일 2026.08.05 / 수정일 2026.08.07
